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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비서들> E-Book -카밀 페리-소설/국외 2023. 10. 31. 10:34
1. 그녀는 내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었다. 그녀는 비겁하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겁쟁이였다. 내 고결함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뉴욕대 시절에 《노튼 영문학 선집》을 읽으며 에머슨과 소로의 문장에 깊은 감명을 받아 똥그란 눈으로 밑줄을 긋던 그 학생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최후까지 신성하게 남는 것은 정신의 고결함뿐이다.’
‘우리 삶은 우리의 태도와 똑같은 방향으로 전진한다.’
‘진정한 고결함은 남들이 모를 때도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 문장은 오프라 윈프리가 에머슨의 말을 슬쩍 바꾼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 것이다. 계속 이대로 살 수는 없었다.
2. ‘영웅은 평범한 여자보다 용감한 것이 아니라 단지 5분 더 용기를 낼 뿐이다.’ (이번에는 내가 에머슨의 말을 슬쩍 바꿔봤다.)
3. 그래, 저지르는 순간에는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하는 심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저지르고 난 후에는 당당히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최소한 시도라도 했으니까. 최소한 그를 쟁취하기 위해 분투하기라도 했으니까. 티나 폰타나라는 홀로 떨어진 섬 같은 여자가 누군가를 자기 삶에 붙들어놓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각오가 돼 있음을 알았으니까.'소설 > 국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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