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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그릇> -김윤나-
    비소설/국내 2023. 11. 2. 10:54

     

     

     

    1. 무뚝뚝한 아버지 밑에서 감정을 절제하며 살았던 아들이 아버지에게 진심을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먼저 자신의 진짜 감정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 핵심 감정을 의식하지 않으면 두 사람 사이에 자리 잡은 익숙한 감정을 따라 결국 똑같은 대화를 반복하게 된다. 어색하고 쑥스러워서 그런 말은 못하겠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그것 역시 ‘부끄러움’이라는 익숙한 감정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숨바꼭질 중인 감정을 찾아내야만 마음 속의 말을 할 수 있다. 적어도 후회하는 말을 줄일 수 있다. P.80
     
    2. 물론 어른들에게는 이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다시 하라고 봐주는 구석이 없다. 너무 아파서 화를 내는 사람에게 "지금 슬퍼서 그런 거야. 겁내지 말고 충분히 슬퍼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그저 ‘성격이 이상한 사람,’ ‘가까이 하면 피곤한 사람’으로 취급할 뿐이다.
     우리는 실수해서 속상한 사람에게 “그러니 내가 뭐라고 했니. 진작 좀 준비하라고 했지!”라고 말하면서 감정을 숨기도록 강요하고, 연인과 헤어져서 슬퍼하는 사람에게 “남자가 걔 밖에 없냐! 당장 소개팅 하자!”라며 감정을 덮어두도록 부추긴다.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느끼고,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고, 올바르게 다루도록 연습할 기회를 박탈해버리고 만다.
     감정을 연구하는 폴 에크만은 인간의 감정체계는 긍정적인 감정은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최소화하는 행동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고통을 피하고 싶은 동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지 않음’에 대해서는 모른척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속상함, 상실감, 수치감과 같은 부담스러운 감정들도 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에 걸맞게 대우해주어야 한다. 그것으로부터 도망가거나 대항해서는 안 된다. ‘그래, 난 지금 슬픈 거야.’라고 감정 자체를 인정하고 ‘내 얘기를 들어줘.’ 하면서 공감의 방식으로 감정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
     감정으로부터 도망가기 시작하면 외로워지고 억울해진다. P.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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