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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픈 인간> -정수윤 엮고 옮김-
    비소설/국내 2023. 11. 7. 11:14

     

     

    1. 나는 내내 잊고 있던 언덕 위의 장미 주인을 다시금 떠올렸다. 장미꽃을 잘라, 봉오리 하나를 자르고 두 개를 잘라, 작은 이익과 작은 손실을 쌓고 쌓아 나의 새로운 일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다. p. 90(가타야마 히로코)
     
    2. 우리는 지인에게 오해 받고 있다고 탄식하는 일이 종종 있지만, 오히려 오해 받고 있기에 가까이 지낼 수 있으며 진실을 안다면 서로 서먹해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모두 고독하다고 할 수 있겠다. 고독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면서도 고독에 잠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나는 지금 이 순간 생각한다. p.101(마사무네 하쿠초)
     
    3. 너무 진지한 사람들은 진리 추구에 성급하다. 하지만 진리에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 이 소중한 ‘풍류’를 잊고 살기에 세상이 살풍경해진다. 당장에 플래카드를 들고 밀어붙이며 공산주의사회가 되면 인간에게 절대행복이 찾아올 것처럼 말한다.
    인간 사회란 일방적으로 정돈해버리기 불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 선악은 공존하며, 행불행은 공존한다. 생사가 공존하며,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 인간이 죽지 않게 되었을 때, 인생도 지구도 끝장이다.
     아무리 진지한 사람이라도 무언가를 일방적으로 추구하며 성급하게 결론을 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아주 진지한 사회개량주의자는 아주 진지한 살인범과 비슷한 부류다. 둘 다 올바른 판단력의 적이며, 멋스러운 풍류를 거스른다. p.290(사카구치 안고)
     
    4. 나는 다시 오늘 즐거운 추억에 잠긴다. 내 반생의 단편들이 마치 전시회에 걸린 화폭처럼, 또는 스크린에 비친 영상처럼 내 눈 앞을 지나간다. 이 추억들은 가난한 내가 모을 수 있었던 단 하나의 보물이다. p.301(이쿠타 슌게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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