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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있습니다> -김현비소설/국내 2023. 11. 9. 11:00
1. 박시하다(博施-) : 많은 사람에게 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풀다. p.10
2. 봄날, 당신에게 하루쯤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디든 가라. 가서 자신과 가장 거리가 먼 것들을 생각하고 돌아와라. 주문을 걸어 주고 싶다. 당일치기 여행의 당위란 모름지기 나와 떨어져 있어서 반짝이는 것들에 곰곰 잠기는 일이다. p.22
3. 글로써 공감을 얻어 내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글 앞에서 진실해지는 것이다. 아는 건 안다고 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는 것, 없으면 없다고 말하고 있으면 있다고 말하는 것, 나쁘면 나쁘다고 말하고 좋으면 좋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는 척, 있는 척, 꾸밈없는 척, 좋은 척을 할 때 글은 구려진다. p.37
4. '봄꽃 팝니다.'
동네 꽃집 유리창에 주인이 네모반듯하게 직접 써 붙인 글귀. 우리가 봄에 가장 먼저 발견해야 하는 문장이란 아마도 저런 게 아닐까. 누군가에게 꽃을 주고 싶게 하는, 누군가에게 꽃을 받고 싶게 하는 생생한 문장.
봄꽃의 성질은 역시나 생동이다. 생기 있게 살아 움직임. 꽃을 살 때면 늘 마음이 생동한다. 입학식의 꽃을, 졸업식의 꽃을, 생일의 꽃을, 첫 연애의 꽃을, 첫 결혼의 꽃을, 그때 시작하는 마음의 움직임을 우리 몸이 기억하고 있어서다. p.39
5. 이 나라의 남성들은 여성을 대하는 방식으로 단 한 번도 평가 받은 적이 없다는 한 기자의 진단은 오늘날 지금 이곳에서 한 치의 오차도 갖지 않는다. 시국을 규탄하고 진보 인사를 지지하면서도 그들의 윤리 속에 젠더에 관한 윤리라는 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건 그 무지한 젠더 인식이 단 한순간도 문제가 되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p.142
6. 여행은 한눈파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가볍게. p.165'비소설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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