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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의 카르테1> -나쓰카와 소스케-
    소설/국외 2023. 11. 15. 11:11

     

     

     

    1. 세상은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 돌다가 내가 어딜 향해 가는지 알 수 없게 되는게 지금의 세상이다. 이럴 때 나만 멈추면 세상 사람들에게 괴짜 취급을 당한다. 나야 괴짜 취급을 당해도 상관없지만, 아내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일단은 같이 돌고 있다. 분명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빙글빙글 돌고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불만과 불안을 안고 빙글빙글 돌고 있다. p.13
     
    2. "간호사까지 철야로 일하는 그런 직장에서는 짜증스러워서 일을 할 수가 없어. 애당초 나는 의사도 수를 늘려서 2교대제로 일하는 미래를 열망하는 사람이야. 여기서 먹고 자고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식으로 착각하면 곤란해. 그렇게 쓸데없이 우울해 할 여유가 있다면 좀 더 자신을 칭찬해 주는 게 좋아.“
     요컨대 “자네는 잘한 거야.”라는 소린데, 국어는 꽤 어렵다. p.113
     
    3. "학문을 하는 데 필요한 건 기개지 학력이 아니야. 열의지 겉으로 보이는 게 아니야. 대학 같은 데 가지 않아도 학사님의 8조 방은 틀림없는 철학의 방이었어. 그 방에는 사색과 영지가 넘치고 번뜩이는 재치와 발견이 있었어. 이런 건 이제 와서 새삼 말로 할 필요도 없는 일이야. 8년을 보낸 그 탐구의 길에 부끄러워할 게 뭐가 있어.“ pp.160-161
     
    4. "하나一에 멈추다止를 써서 바르다正라는 의미라니, 이 나이 먹도록 몰랐습니다. 하지만 왠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앞으로 가는 데만 급급해서 점점 소중한 것을 버리고 가는 법이지요. 진짜 바르다는 것은 맨 처음 장소에 있는지도 몰라요.“ p.210
     
    5. 생각해 보면, 인생이란 특별한 기술이나 재능으로 마법처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태어난 그 발밑 흙덩이 아래, 처음부터 묻혀 있는 게 아닐까.
     나에게 그것은 최첨단 의료를 배우는 게 아니라 아즈미 씨 같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고, 나아가 아내와 함께 이 발걸음을 계속하는 것이다.
     당연한 일처럼, 이전부터 결론은 쭉 거기 있었던 것이다.
     갈피를 잡지 못할 때일수록 멈춰 서서 발밑을 쇠망치로 휘두르면 된다. 그러면 자연히 거기서부터 소중한 것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이 그런 자명한 일을 잊어버리게 되는 건 언제부터일까.
     어느 사이에 발밑의 보물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먼 곳을 바라보거나,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만이 옳다고 퍼뜨리는 세상이 된 걸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방황하고 고민할 때야말로 멈춰 서야 한다.
     강을 막고 산을 깎아 돌진하는 것만이 인생이 아니다. 여기저기 묻혀 있는 소중한 것들을 정성껏 파내어 쌓는 것 또한 인생이다. pp.257-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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