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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이현미-
    비소설/국내 2023. 11. 16. 11:15

     

     

    1. 나이가 든 뒤부터 나는 모든 사람들과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냈다. 남편과도 마찬가지였다. 딱 달라붙어 지내는 두 사람이 순수하게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오래 두고 보려면 사랑에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진정 사랑하는 관계라면 내가 나일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녀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이 나를 바보로 만들었다. 아이와 떨어져 있을 때마다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 거리를 용납하지 않았다. 아이와 딱 붙어 지내려 할수록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졌다. p.10
     
    2. 누군가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알리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는 문화적 취향이다. p.39
     
    3. 마치 내 안에 악취 나는 쓰레기라도 숨겨 놓은 것처럼 나의 모든 걸 보여주면 누구든 도망갈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고이 감추고 있었던 건 쓰레기가 아니라 부드럽게 다독여 주고 싶은 연약한 자아였다. p.94
     
    * ebs 다큐프라임 <문명과 수학>(2012)
     
    4. 과도한 책임감이 오히려 아이와 나의 관계를 망칠 수 있다고 되뇌었다. ‘불행한 엄마’보다는 ‘부족한 엄마’가 낫다고 했던 임경선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갔다. 방임하는 게 아니라면 엄마의 편의는 아이에게도 좋다, 행복한 엄마라는. p.177
     
    5. 성년의 자녀를 둔 직장맘은 “딸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나랑 매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는데 그때는 너무 피곤해서 잘 못 들어줬어. 몇 년밖에 주어지지 않는 황금 시절인 걸 미처 알지 못했던 게 너무 후회가 돼”라고 했다. p.193
     
    6. 당신 나의 문제 중 하나는 배출구가 없다는 것이었다. 집에만 있다 보니 작은 일을 곱씹으며 울화를 키울 때가 많았다.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가 종류도 더 많고 상황이 엄중할 때도 있지만 해소와 배출이 안 된다는 점에서 전업주부로서의 스트레스가 더 감당하기 힘들었다.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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