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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이석원-
    비소설/국내 2023. 11. 23. 11:17

     

    1.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며 내 뜻과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들. 살면서 맞닥뜨리는 무수한 어긋남. 하지만 괜찮다고. 왜냐하면 삶이란 그럴 수 있는 거니까. 모두가 같은 걸 누리면서 사는 건 아니니까. p.26

    2. 다른 사람들이 “석원이는 요즘 글을 안 쓰고 하루종일 드라마만 본대”라고 할 때 넌 “그럼 나머지 시간에 글을 쓰는 거야?”라고 물어봐준 사람이었는데, 그런 너가 둔하다니 그럴 리는 없는 거지. p.29

    3. 돌이켜보면 아무리 틀림이 없다고 생각이 되어도 단정을 짓는다는 것은 얼마나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일인지 내게 가르쳐준 것도 너였지. p.35

    4. 사람들은 말한다. 남들은 평생 만나보기 힘든 친구를 잠깐이나마 가져본 게 어디냐고. 그러니 불행하다 생각지 말라고. 솔직히 선뜻 받아들여지지는 않지만 이것만은 알겠다. 어쩌면 삶 전체를 통틀어 좋게좋게 웃음과 예의로서만 대해야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이 공허한 인간관계에서, 나로 하여금 솔직함을 이끌어 내줄 수 있는 사람, 거짓말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이를 만난다는 게 얼마나 큰 복이고 행운인지를. p.39

    5.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더 중요하다. p.64

    6. 상처라는 게, 세월이 흐르면 그걸 준 사람뿐만이 아니라 받은 사람의 책임도 되더라. 누구 때문이든 결국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건 나니까, 내게는 누가 주었든 그 상처를 딛고 내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p.115

    7. 후배는 자신을 좋아하는 대가로 상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뭔가를 포기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것이 사랑의 증명이라고 믿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증명을 왜 상대방만 해야 하는지? 나의 욕심과 상대의 욕심이 충돌할 때, 결국엔 양보하고 이해하는 쪽이 더 사랑하는 거라면 내가 더 사랑하면 안 되는 걸까? 그럼 손해가 되는 걸까?

    끝내 자신이 피해자라도 되는 양 서운해하는 후배를 보면서, 상대로 하여금 미안하다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만드는 사람은 피해자가 아니라 차라리 가해자가 가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pp.134-135

    8. "자기는 누굴 배려할 때도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을 걱정하는 당신 자신을 위해서 배려하는 것 같아.“ p.204

    9. 작가는 내가 쓴 하나의 문장, 혹은 한 권의 책으로 읽는 이가 사랑을 느끼게끔 해야지 너를 사랑한다고 입에서 나오는 말을 그대로 옮겨 적는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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