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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 -스티븐 프라이-
    비소설/국외 2023. 11. 29. 10:00

     

     

     

    1. ‘사실들의 총체’, 우리가 우주라 부를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는 코스모스. 지금 이 순간(‘순간은 시간과 관련된 단어이므로 지금 당장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지금 당장이라는 표현도 마찬가지다) 코스모스는 카오스이며, 카오스일 뿐이다. 왜냐하면 카오스만이 유일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가 기지개를 켜고 악기를 조율하고 있을 뿐...

    하지만 이제 곧 변화가 일어날 참이다. p.19

    2. 에레보스와 닉스는 죽은 자들을 저승으로 실어 나르는 나룻배 사공으로 악명을 떨칠 카론도 낳았다. 잠을 의인화한 신 힙노스 역시 그들의 자식이었다. 그들은 꿈을 만들어 잠으로 가져가는 수천 명의 오네이로이의 부모이기도 했다. 오네이로이 중에는 악몽의 신 포베토르와 꿈속에서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사물을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는 판타소스도 있다. 그들은 힙노스의 아들로 이름 자체가 꿈 세계의 변화하는 형태를 암시하는 모르페우스의 감독하에 움직였다. ‘모르핀morphice’, ‘판타지fantasy’, ‘힙노틱hypnotic,최면의’, ‘오나이어러맨시oneiromancy,해몽등 영어에는 그리스의 잠이 남긴 수많은 후손들이 있다. 힙노스의 형제인 타나토스는 죽음 그 자체로, ‘유서네이시아euthanasia,안락사’,라는 단어의 유래가 되었다. 그의 로마 이름인 모르스Mors모털스mortals,죽어야 하는 자들’, ‘모추어리mortuary,영안실’, ‘모티피케이션mortification,고행,굴욕의 어원이 된다. pp.36-37

     

    3. 분별있는 사람들도 사랑만 하면 바보가 되었다. 나르키소스는 남들이 넋을 잃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싫었다. 사랑을 숨기지 않는 그 빤한 눈빛을 보면 화가 치밀었다. 왠지 짜증스럽고 추악하게 느껴졌다. 거기에는 갈망과 방황과 절망, 음울함과 집착과 불행이 깃들어 있었다. pp.419-420

    4. 니체의 시각은 조금 달랐다. 그는 항아리에 들어 있던 피조물 가운데 희망이 가장 유해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희망은 인간 실존의 번민을 연장하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희망이 항아리에서 빠져나가, 행운이 찾아올 거라는 거짓된 약속으로 매일같이 인간을 괴롭히기를 원했다. 판도라가 희망을 가둔 것은 제우스의 이런 최악의 잔혹함으로부터 우리를 구제해준 훌륭한 행동이었다. 니체의 주장에 따르면, 희망이 있으면 우리는 인생에 어떤 의미와 목적과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바보같이 믿게 된다고 한다. 희망이 없으면, 적어도 망상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p.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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