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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줄도 진짜 못 쓰겠는데요> -마에다 야스마사-
    비소설/국외 2023. 11. 30. 10:00

     

     

     

    1. 문장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은 ‘왜/어째서’라는 내용을 빼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어떻게 하다’의 다섯 가지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왜/어째서’의 요소를 넣으면 글을 이해하기가 훨씬 쉽고 내용도 풍요로워진다. p.27

    2. 직접적으로 ‘아름다웠다’고 쓰는 대신 ‘하루의 끝이 이토록 빛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고 표현했다. 강원도의 저녁노을이 도시와 비교해서 무엇이 다르고 왜 감동적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감동은 ‘비교’에서 시작된다. 비교 속에 ‘왜’가 있다.” p.42

    3.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내용만 쓰는 연습이다. 이것을 기본 철칙으로 삼도록 하자. 부족하거나 추가하고 싶은 요소는 다음 문장으로 넘긴다. p.52

    4. 데이터를 분석할 때 개인적인 감상을 넣지 않는다. ‘이후에도 계속 줄어들어’를 ‘이후에도 감소하는 추세를 막을 수 없어서’라고 쓴다면, ‘막을 수 없는 것은 누구 탓인가?’라는 주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 분석할 때는 감상이나 의견을 넣지 않아야 오해를 줄일 수 있다. 정확한 분석이 끝나면 이어서 당면 과제와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 숫자만으로는 과제나 전망까지 담을 수 없다. p.103

    5. “내 앨범에는 할아버지의 사진이 한 장 들어있다. 할아버지가 무척 마음에 들어 한 사진이라고 아버지가 말해 주었다. 할아버지는 서재 창가에 놓인 책상에 앉아 몸을 옆으로 돌려 카메라를 보고 있는데 둥근 뿔테 안경을 쓰고 콧수염을 길렀다. 눈이 부신 듯 미간을 찌푸려 이마에 깊은 주름 세 줄이 잡혔다. 마치 20세기 초에 활동한 문필가의 초상화 같다. 할아버지도 그 점 때문에 이 사진을 좋아했다고 한다. 늘 온화하게 미소 짓던 할아버지와는 다른 낯선 모습이다.”

     ‘진지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카메라를 보고 있는’, ‘둥근 뿔테 안경을 쓴’, ‘콧수염을 기른’, ‘이마에 깊은 주름이 잡힌’, ‘미간을 찌푸린’이라고 표현함으로써 누구든 사진 속 할아버지를 상상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쓰기는 이런 것이다. p.120

    6. 사실 평소에 우리는 무엇을 주의 깊게 보거나 살피는 일이 많지 않다. 그러나 글을 쓰고자 한다면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야 단순한 표현으로는 묘사할 수 없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는 에세이나 소설을 쓸 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기획서나 보고서에도 관찰력이 필요하다. 중요한 요소는 숨어 있거나 잠들어 있다. 관찰을 통해 그것을 끌어내야 한다.

     예문→ 해변에 작은 아이가 큰 모자를 쓰고 아버지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 문장만으로는 ‘작은’, ‘큰’이라는 단어의 구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것을 자세히 설명해 보면 이렇게 쓸 수 있다.

     교정1→ 해변에 서너 살쯤 되는 남자아이가 아버지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아버지는 자기 밀짚모자를 아이에게 씌웠다. 그러자 아이의 머리가 밀짚모자 안에 쏙 파묻혔다. pp.129-130

    7. “현장에서 잘 보고(관찰하고) 생각할 것.”

     기자가 처음에 교육을 받을 때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 말이다.

     ·계절은 언제인가?

     ·어느 해변인가?

     ·부자가 함께 앉아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밀짚모자에 머리가 파묻힌 아이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이러한 내용을 추가하면 이미지는 더 뚜렷해진다.

     교정2→ 장맛비가 그친 경포대 바닷가. 서너 살쯤 된 남자아이가 아버지와 갈매기 떼를 보며 나란히 앉아 있었다. 아버지는 이마의 땀을 닦기 위해 벗은 밀짚모자를 아들에게 씌웠다. 아이의 머리가 밀짚모자 안에 쏙 파묻혔다. 당황한 아이는 모자를 벗으려고 했지만 모자챙이 넓어 손이 닿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일어서서 머리를 흔들었다. 마치 음악 소리에 맞춰 춤추는 인형 같았다. 아이는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모자, 빼”라고 칭얼댔지만 아버지는 박장대소를 할 뿐이었다. 하늘에서는 갈매기가 끼룩끼룩 울고 있었다. pp.131-132

    8. 예문→ 새벽녘, 어둡던 동쪽 하늘이 밝아졌다. 눈부신 태양이 떠올랐다.

     해가 뜨는 모습을 표현한 글이다. 주변 상황이나 경치가 어떤지는 충분히 알려 주지 않는다. 독자에게 내가 본 이미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 살을 붙이면 좋을까?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어둠 속에서 해가 떠오를 때까지의 몇 시간에 초점을 맞추고 색, 냄새, 소리 등의 주변을 찬찬히 관찰한다. 무엇을 써야 할지 틀림없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9. 태양을 보고 ‘좋았다, 아름다웠다’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다. 하지만 ‘햇빛을 받아 볼이 빨개지고 이어 온몸이 따뜻해진다. 태양은 눈부신 빛을 내뿜으며 구름 사이를 빠져나와 푸른 하늘 위로 점점 올라간다’는 부분에서는 새로운 희망 같은 것마저 느낄 수 있다.

    객관적인 글에도 글쓴이의 관점은 확실히 들어간다. 관점은 글의 핵심이다. 사진이나 그림과 마찬가지로 풍경의 어디를 떼어 내서 그려 나갈지 의식하면서 글을 써야 한다. p.144

    10. 상황은 되도록 자세하게 쓴다.

    산이나 바다에 갔을 때의 경험을 쓴다면 날씨의 변화라든지 함께 간 일행의 행동이나 말을 떠올려 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날 날씨는 좋았는가? 바람의 방향이나 파도의 높이는 어땠는가? 함께한 일행과 나눈 대화에는 감정의 기복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눈을 사로잡은 풍경, 코끝으로 스며드는 냄새, 온몸을 감싸는 부드러운 바람 등 오감에 남는 것도 있다. p.145

    11. 예문→ 2월 초, 병실의 벚꽃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활짝 피었다. 어머니는 벚꽃이 필 때까지만 살아 계셔 달라는 우리의 바람을 아셨을까? 벚꽃이 완전히 지기를 기다려 조용히 숨을 거두셨다.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창가로 눈을 돌렸다. 벚꽃 가지에는 작은 연녹색 잎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주관적인 감정을 싣지 않고 오로지 사실만으로 문장을 연결했다.

     2월의 따스한 병실에서 벚꽃이 피었다가 서서히 진다. 거기에 어머니의 죽음이 중첩된다. 그리고 꽃이 진 후 가지에 새 잎이 돋아났다는 사실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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