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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만 그 방에> -요나스 칼손-소설/국외 2023. 10. 24. 10:50
1. 하지만 그런 것과는 다른 한차례의 울음이 있었다. 그것은 차분하고 진정한 울음이었다. 좋은 울음, 둥근 관을 씻어내는 물, 오히려 홈통의 나뭇잎과 솔잎 따위를 깨끗이 씻어내리는 것 같은 울음. 부정적인 에너지를 제거하고 더 나은 것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 방법으로서의 울음. 그것은 마치 부당한 생각을 모두 날려 보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을 채워 넣는 기분을 느끼는 것과 같았다. 더 나은 것들. 새로운 출발. p.161
2. 그날 밤에는 비교적 푹 잤다. 나는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고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그런 잠을 잤다. 낮은 위치가 공격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의 잠. 계획을 가진 사람의 잠. p.170
3. 방향을 돌려놓겠다고 갑자기 애쓴다고 해서 강물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에게는 그럴 만한 힘이 없다. 아무리 당신이 강하다 해도. 강은 그저 당신을 압도하고 이전처럼 끈질기게 같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하루아침에 강물의 흐름을 돌릴 수는 없다. 오히려 강물과 함께 흘러가는 방법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 자체의 힘을 이용해 서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물길을 인도해야 한다. 굴곡이 완만하면 강은 자신이 끌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강은 그저 평소처럼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변한 게 아무것도 없어 보이기 때문에.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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