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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중일기>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비소설/국내 2023. 12. 8. 11:52

     

     

     

    1. 기회를 놓치면 후회해도 소용없다. p.87

    2. 분함과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고, 득실과 성패가 서로 이같이 멀기만 하니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시 군사를 일으켜 국가의 치욕을 씻는 것이 지금에 급급한 일이지만, 오히려 신중히 하여 경솔하게 싸워서는 안될 것입니다. p.120

     

    3. 비가 계속 내렸다. 하루 종일 홀로 빈 정자에 앉았으니 온갖 생각이 가슴에 치밀어 마음이 어지러웠다. 어찌 이루다 말할 수 있으랴. 정신이 혼미하기가 꿈에 취한 듯하니, 멍청한 것도 같고 미친 것도 같았다. p.213

     

    4. 우수수 비바람 치는 이 밤에/ 맘이 초조하여 잠 못 이룰 적에/ 슬픈 마음은 쓸개가 찢기 듯/ 아픈 가슴은 살을 에는 듯/ 긴 한숨 거듭 짓노라니/ 눈물만이 자꾸 흐르네/ 아픈 마음은 쓸개가 잘리 듯/ 슬픈 마음은 살을 엔은 듯/ 산하가 참혹한 빛을 띠고/ 물고기 날새들도 슬피 우누나/ 태평세월 이백년에/ 화려한 문물은 삼천 가지/ 나라의 다급한 형세에/ 평정을 맡길 인재 없도다/ 여러 해 바다 막을 계책 세우노라니/ 중원 회복한 제갈량이 그립고/ 적을 몰아낸 곽자의 사모하네// p.262

     

    5. 장수의 직책을 지닌 몸이지만 세운 공은 티끌만큼도 보탬이 되지 못하였고, 입으로는 교서(敎書)를 외우지만 얼굴에는 군사들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을 뿐이다. p.294

     

    6. 연일 꿈이 어지러운 것도 죽은 혼령이 말없이 걱정하여 주는 터라 깊은 애통함이 간절하다. 아침저녁으로 그립고 비통함에 눈물이 엉겨 피가 되건마는, 하늘은 어찌 아득하기만 하고 내 사정을 살펴주지 못하는가. 어찌하여 어서 죽지 못하는가. p.418

     

    7. 병법에 이르기를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고 하였고, 한 사나이가 길목을 지키면 천 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오늘의 우리를 두고 이른 말이다. p.478

     

    8. 저녁에 어떤 사람이 천안에서 와서 집안 편지를 전하는데, 아직 봉함을 열기도 전에 뼈와 살이 먼저 떨리고 마음이 조급해지고 어지러웠다. 대충 겉봉을 펴서 열이 쓴 글씨를 보니, 겉면에 통곡(慟哭)’ 두 글자가 씌어 있었다. 마음으로 면이 전사했음을 알게 되어 나도 모르게 간담이 떨어져 목 놓아 통곡하였다. 하늘이 어찌 이처럼 인자하지 못한 것인가. 간담이 타고 찢어지는 듯하다.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거늘, 네가 죽고 내가 살았으니, 어찌하여 이치에 어긋난 것인가. 천지가 어둡고 밝은 해조차도 빛이 바랬구나. 슬프다, 내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간 것이냐. 영특한 기질이 남달라서 하늘이 세상에 머물러 두지 않는 것인가. 내가 지은 죄 때문에 화가 네 몸에 미친 것이냐. 이제 내가 세상에서 끝내 누구를 의지할 것인가. 너를 따라 죽어 지하에서 함께 지내고 함께 울고 싶건만, 네 형, 네 누이, 네 어미도 역시 의지할 곳이 없어 아직은 참고 연명한다마는 마음이 죽고 형상만 남은 채 부르짖어 통곡할 따름이다. 하룻밤 지내기가 일 년 같다. p.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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