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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밀 예찬> -김지선-
    비소설/국내 2023. 12. 28. 10:30

     

     

    1. “말하는 것의 반대는 듣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죠.” p.56

    2. 그렇다 해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남는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동시에 어떻게 생존할수 있는가? 남들이 가진 근사한 재능, 그에 뒤따르는 부와 명예에 대한 부러움으로 인해 마음이 혼란해질 때마다 나는 한마디를 떠올린다. 그것은 바로 낄끼빠빠’, 즉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기. 안 될 것 같은 일은 재빨리 포기하기. 내가 설 자리가 모호한 장소에는 애초에 등장하지 말기. 나에게 은은한 스크래치를 내는 사람에 대한 관심 끄기. 열심히 일하되 목숨 걸지 말고, 무명의 자유를 즐기며, 무엇보다 욕망하는 대상의 개수를 줄이기. 어설픈 욕망보다 끈질긴 수치심이 더 오래 따라 붙어 나의 수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창피당하지 않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인 사람의 생활의 지혜랄까. p.68

    3. 좀처럼 서운함을 표하지 않는 무던한 이에게 돌아가는 파이를 은근슬쩍 줄이는 일에는 치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안다. p.77

    4. 상대에게 기대하는 게 없는 자는 자유롭다는 진리도 새삼 실감한다. p.78

    5. 낯선 환경에 떨어진 어른은 간혹 울고 싶어지며, 한참 연약한 상태일 때 들려오는 아는 사람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친한 후배가 첫 출근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메시지를 보냈다. “화이팅. 쫄지 말구.” 우는 듯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답장이 돌아왔다. “첫날은 그냥 바보 되는 날이죠.” p.127

    6. “나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은 아니에요라고 거듭 강조하시던 그분은 말미에 이런 말씀을 덧붙였다. “그러나 아름답지 않은 걸 지우려는 노력은 합니다.” p.155

    7. 그러나 실제로 그저 그런 어른이 되어 쳇바퀴를 굴려보니, 반복되는 일상은 그리 나쁘지도, 우울하지도, 지루하지도 않다. 어제와 같은 오늘과 오늘과 같은 내일을 굴려나가는 일에는 상당한 근력이 요구되며, 운동선수의 기초 훈련처럼 끈질긴 반복만이 이 세계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그러니까 일상이 지루하지 않은 사람들은 리듬감을 찾은 사람들일 것이다.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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