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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지 않는 도시> -임우진-
    비소설/국내 2023. 12. 28. 12:51

     

     

    1. 문제는 도시 구조에서 발생하는데, 원인을 사람에게서 찾는 것이다. 개개인은 양심적일 수도, 비양심적일 수도 있지만 교통 신호는 나쁜 사람만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조금 편하고 싶고 조금 빨리 가고 싶은 것뿐이다. 그들 모두를 비양심적인 범죄자로 매도하는 것은 쉽지만, 단속하고 벌한다고 해서 향후에도 그들이 지속적으로 양심적일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믿었던 시민들에게 상처를 입은 도시는 누군가가 뒤에서 계속 지켜봐야 하는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경찰을 동원해 시민을 감시하고 단속하는, 사람을 이용해 사람을 제어해야 하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렇게 단속하는 사람과 단속당하는 사람 사이에 얼굴 붉혀야 하는 갈등은 계속된다. 차라리 사람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면 서구의 도시들처럼 도시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을 것이다. pp.34-35

    2. 실제로 옛날 영국의 의원들은 기사 출신이 많아 의견 충돌이 나면 칼부림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자 중간에 선(소드 라인, sword line)을 그어 어떤 싸움이 나더라도 그 선은 넘지 않기로 서로 합의한 것이다. ‘정해진 선을 넘지 마라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좁은 공간에서 서로 부대끼고, 상처 주고, 상처받는 피곤한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예절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토론 문화에 남았다. pp.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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