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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튜브> -손원평-
    소설/국내 2023. 12. 28. 13:09

     

     

    1. 사실 뭔가를 나쁘게 바꾸는 건 아주 쉽다. 물에 검은 잉크를 한방울 떨어뜨리는 것만큼이나 쉽고 빠르다. 어려운 건 뭔가를 좋게 바꾸는 거다. 이미 나빠져버린 인생을 바꾸는 건 결국 세상 전체를 바꾸는 것만큼이나 대단하고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p.8

     

    2. “정말로, 진짜로 행동해야 해요. 언제까지요? 변할때까지 말이죠. 세상이 변할 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단언컨대 당신은 결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어요. 그런 거짓말에 속지 마세요. 하나만 말씀드리죠. 당신은 오직 당신만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게 변할 때까지요.” p.25

     

    3. 인간은 기본적으로 뭘 입력하든 결국 정해진 결과값을 내는 고지식한 함수일 뿐이야. p.28

    4. “너흰 뭐든 뭉뚱그려 한 단어 안에 욱여넣고, 심판하고, 그저 증오로 가득한 이상한 줄임말이나 찍찍 갈겨쓰지. 아무 때나 꼰대 꼰대 하면서 정작 그게 제일 꼰대 같은 짓인 줄도 모르고.” p.99

     

    5. “첫 단추인지 마지막 단추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해보는 거지.”

     “그죠. 해보는 거죠. 그리고 그 다음엔요?”

     “있잖아, 진석아. 난 그동안 뭘 할 때마다 늘 목표를 생각했거든. 근데 그 목표들이 순수하지가 않았어. AB를 위한 행동이고 BC를 위한 행동이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랬거든? 근데 그게 다 부질없게 느껴지더라. 최종 목표가 무너지면 중간에 했던 A부터 Z가 전부 무의미해지더라고. 그래서 이제 그렇게 거창한 목표 같은 걸 안 세우기로 했어. 행동에 목표를 없애는 거지. 행동 자체가 목표인 거야.”

     “미래를 생각 안 한다는 거예요?”

     “언젠가는 다시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일단은 아니야. 네 말대로 지금은 미래 같은 거 생각 안 해. 충분히 많이 해봤거든. 근데 도착해야 할 미래의 이정표를 너무 먼 곳에다 세워놓으니까, 현재가 전부 미래를 위한 재료가 되더라고. 자세 하나 고치는 거, 그 자체가 목표야. 그다음? 그런 거 없어. 그냥 하나라도 온전하게 끝까지 해보고 싶어.” p.104

     

    6. 단 하나의 목표만 있는 삶은 단순하고 명쾌했다. 성곤은 자전거로 바람을 가르며 음식을 배달하고 허겁지겁 밥을 먹고 머릿속에 많은 걸 품지 않으려 때론 일부러 더 고되게 일했다. 지금 그가 살아내는 삶은 몸뚱이 하나만 있으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삶이었다. 살아 있기만 하면 되니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자괴감에 젖을 일도 없었다. 그렇게 얼마간 살아보니, 살기 위해 살아내는 삶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p.110

    7. “뭐든지 한번에 한가지씩만 하는 겁니다. 밥 먹을 땐 먹기만, 걸을 땐 걷기만, 일할 땐 일만. 그렇게 매 순간에 충실하게 되면 쓸데없는 감정 소모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pp.144-145

     

    8. “(...) 붉은 가로등, 이라고 말하는 순간 잘못 보는 게 됩니다. 분명히 눈은 여러 가지 색을 보고 있는데 입이 나서서 한가지 색만 보고 있다고 단정 짓는 게 되니까요. 정말 보이는 그대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 느껴야 해요, 그러면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죠. 온 세상이 신기한 것투성이이고 예쁜 것투성이라는 걸 알게 되는 거예요.” p.146

    9. “세상이 왜 지금 끝나지 않는 거지.”

     젊은 성곤이 물었다.

     “이것보다 더 아름다우니까.”

     란희가 대답했다.

     “아름다움은 사라져. 변하고 퇴색되지.”

     성곤의 말에 란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름다움은 남아.” p.166

     

    10.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지만, 변화의 반대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스스로가 만든 지푸라기를 잡고 떠오릅시다! p.212

    11. “잘 들어. 딱 한번만 말할 거니까 기억해두는 편이 좋을 거야. 넌 절대로 원하는 만큼 한번에 이룰 수는 없어. 세상이 그렇게 관대하고 호락호락하지가 않으니까. 근데 말이지, 바로 그만두는 건 안 돼. 일단 안 돼도 뭔가가 끝날 때까지는 해야 돼

     “언제까지요?”

     “끝까지.”

     “끝이 언젠데요.”

     “알게 돼.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상황이 끝나든 네 마음이 끝나든, 둘 중 하나가 닥치게 돼 있으니까.”

     “그다음엔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다시 시작해야지. 네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다시.”

     “뭘요?”

     “되는 것부터, 너 스스로 할 수 있는 것 중 되는 것부터. 운동이든 공부든, 책을 읽는 거든. 하다못해 나처럼 등을 펴는 게 됐든. 너 혼자 정해서 너 스스로 이뤄낼 수 있는 것부터.” pp.224-225

    12. 삶의 가장 큰 딜레마는 그것이 진행한다는 것이다. 삶은 방향도 목적도 없이 흐른다. 인과와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종종 헛된 이유는 그래서이다. 찾았다고 생각한 정답은 단기간의 해답이 될지언정 지속되는 삶 전체를 꿰뚫기 어렵다. 삶을 관통하는 단 한가지 진리는, 그것이 계속 진행된다는 것뿐이다. pp.237-238

     

    13. 잠깐은 모든 게 잘돼간다고 생각했겠지. 상황 좋고 기분 좋을 때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쉬워.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그런데 바쁘고 여유없고 잘 안 풀리니까, 당신은 바로 예전의 당신으로 되돌아갔지. 그러니까 당신은 전혀 변하지 않은 거야. 넌 끝까지 그냥 원래의 너 자신일 뿐이라고. p.252

     

    14. “잘 살펴봐요, 지나온 삶을. 엉망이기만 한 삶은 있을 수가 없어요. 그런 건 애초에 불가능해.”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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