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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 -김건호-비소설/국내 2023. 10. 25. 10:28
1. 셀프디스는 잘 쓰면 효과적이지만 자칫 잘못 쓰면 가식이 되고 맙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그냥 주목만 받는 것으로 그친다면 안 하는 게 낫습니다. 남발해서도 안 되면 아무 상황에나 들어맞는 것도 아닙니다. 본질은 셀프디스 그 자체가 아니라 세상과 사람에 대한 솔직하고 겸손한 태도 아닐까요? p.64
2. 이 어려운 사업에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 줄을 만들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좋은 건 원전 하나 줄이기가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p.87
3. 18세기 초 영국의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이 세인트폴대성당을 재건할 때의 일입니다. 그가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현장을 둘러보다가 세 명의 석공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들의 대답을 들어볼까요? 첫 번째 석공은 그저 돌이나 깎고 있다고 했고, 두 번째 석공은 입에 풀칠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세 번째 석공은 위대한 성당을 짓는데 한몫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똑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사람마다 일을 대하는 마인드가 이렇게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당연히 마음가짐에 따라 일의 성과도 달라지고, 그 사람의 가치까지 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나는 단순히 돌을 깨고 다듬는 석공이 아니다. 위대한 성당의 창조자다라는 한 줄로 규정할 수 있겠네요.
이 또한 기득권이 부려먹기 좋은 사고, 체념적 자기합리화로 치부될 수 있지만, 그래도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남보다 큰 생각의 그릇에 옮겨 담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부정적 사고에만 매달린다면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pp.108-109
4. “한 숨 더 자야 한 걸음 더 간다.” (영화 ‘히말라야’ 中)
밤낮없이 한순간도 쉬지 않고 오르는 게 아닙니다. 길게 보면 쉬는 것도 하나의 수련이자 운동입니다. 쉬면서 나가고 싶은 욕심을 참고 회복되길 기다리는 인내가 또 하나의 수련이고, 이것이 운동을 더 길게 이어갈 수 있는 지혜입니다. p.211
5. 노숙인의 ‘노’는 ‘길 로(路)’가 아니라 ‘이슬 로(露)’입니다. 말 그대로 노숙인은 ‘이슬을 맞으며 자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름이 아니라 일반시민에게 비춰지는 이미지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입니다. p.263
6. "미세먼지 줄이면 아이들이 돌아옵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미세먼지 줄이기 시민참여 캠페인에 쓰인 한 줄입니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이미지도 함께 표현되었습니다. 초보자들은 ”미세먼지 줄이면 아이들이 놀이터로 돌아옵니다“로 쓰기 쉽습니다. 이미지에 이미 놀이터가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텍스트에서 다시 언급하면 ‘중복’입니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자연스러운 융합과 타깃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힘을 애초부터 잘라버리는 꼴입니다. p.284'비소설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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