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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과 나 사이> -김혜남-
    비소설/국내 2023. 10. 25. 10:41

     

    1. 안 그래도 세상이 내 맘대로 안 돼서 화가 나는데, 내 곁에 있는 사람마저 내 맘 같지 않으면 우울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 거라고 애써 스스로 위로해 봐야 끓어오르는 화를 어쩌지 못해 울화통이 터진다. 그러면 내 마음을 몰라주는 상대방이 미워지고 자연히 그를 원망할 수밖에 없게 된다. p.9
     
    2. 그리고 아무리 사랑해도 그와 내가 하나가 될 수는 없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때에 따라서는 내가 서운하고, 때에 따라서는 네가 서운할 수밖에 없다. 다만 사랑을 하게 되면,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게 되면 사람은 다시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나와 다른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사랑해 주는 상대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면서 사랑이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톨스토이의 행복한 결혼 생활은 상대와 얼마나 잘 지낼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불일치를 감당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이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p.36
     
    3. 욕심과 사랑은 구분되어야 한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하는 것,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냥 상대방을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이기적인 욕심일 뿐이다. 그리고 자기 취향에 맞게 타인을 길들이고 싶어도 그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나와 똑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나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부모도, 연인도, 사랑하는 아이도 나와 같을 수는 없다. 아마도 타인을 길들이려고 애쓸수록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상대방이 나와 너무나 다르다는 절망적인 사실만 깨닫게 될 것이다. p.46
     
    4. 거리를 두는 것은 아예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닫아 버리고 그가 무엇을 하든 개의치 않는 것이 아니다. 거리를 둔다는 것은 슬프지만 그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다. 즉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거나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상대방을 바꾸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절하게 거리를 둘 수 있으면 관계를 단절할 필요도 없고, 상대를 향한 복수심을 키울 필요도 없어진다. 오히려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에서 빠져나와 홀가분해짐으로써 비로소 편안함을 되찾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일정한 거리를 둔다는 것은 불필요한 적대적 상황을 피하고, 상대방에게 휘둘리지 않음으로써 감정적인 소모를 줄이는 현명한 선택이다. pp.54-55
     
    5.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사람을 대할 때는 불을 대하듯 하라. 다가갈 때는 타지 않을 정도로, 멀어질 때는 얼지 않을 만큼만이라는 말을 남겼다. p.59
     
    6. 화가 났는가? 그럴 때는 감정을 통제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화를 누그려뜨려야 한다. 갈등 상황에서 잠시 물러나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스스로 화를 진정시키는 법을 익히게 되면 이후의 상황에서도 흥분하지 않고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그런 다음에는 무엇이 자신을 화나게 했고, 어떻게 하는 것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지를 찬찬히 생각해봐야 한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아무리 나를 화나게 만들었어도 내가 그에게 아무렇게나 화낼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pp.88-89
     
    7. 자기 삶에 만족하는 경험이 늘어날수록 비교로 인해 고통 받을 일이 적다. 그리고 인생의 목적은 남들보다 우위에 서는 데 있지 않다. 그저 인생을 더 느끼고, 더 즐기고, 행복해지면 그만이다. p.105
     
    8. 그러므로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면 고마워할 것이라는 기대를 먼저 버리는 편이 낫다. 만약에 상대방이 고마워하지 않았을 때 화가 날 것 같다면 상대방의 부탁을 애초에 거절하라. p.152
     
    9.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좌절의 경험이 너무 적다. 아이가 원하면 어떻게든 아이의 짐을 들어 주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풍족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자란 부모는 그에 대한 보상 심리로 아이들이 바라는 것을 웬만하면 해 주려고 노력한다. 뭐든지 원하면 금방 가질 수 있게 된 아이들은 도통 인내할 줄을 모르며, 욕구 통제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땀 흘리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에 인내할 줄 모르는 아이는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게 된다. p.189
     
    10. 누군가 당신을 필요로 한다면 그가 원하는 것은 빛나는 조언이나 충고가 아니다. 다만 그는 곁에서 자기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 줄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할 일은 그저 곁에서 묵묵히 잘 들어 주는 것뿐이다. 아무리 상대방이 틀렸고 당신이 옳다고 생각되더라도 일단은 그의 입장에 서서 끝까지 들어 주어라. 어떠한 경우라도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어 비판하려 들지 마라. 상대방이 자기 문제를 스스로 잘 헤쳐나갈 것이라 믿고 기다려 줘야 한다. 그것이 진심으로 상대방을 위하는 길이다. 그래서 어쩌면 최고의 조언은 잘 들어 주는 것 그 자체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pp.240-241
     
    11. 흔히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을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할아버지나 삼촌이 땅을 살 때는 배가 안 아픈데 유달리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보통 배경이나 능력이 비슷하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질투를 느끼지, 자기보다 월등한 조건을 갖춘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기심이 강한 사람을 피하려면 더 높이 올라가 버리는 것이 그에게 휘둘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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