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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소한의 이웃> -허지웅-
    비소설/국내 2024. 1. 11. 13:05

     

     

    1. 이제는 세상에 애초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일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그래서 규명할 수 없는 것에 매달려 있기보다 다음 일을 모색하는 게 언제나 더 현명한 일이라는 걸 압니다. p.13

    2. 뒤에 남을 것들을 염려해 무언가를 남기려 분투하고 수습하려 애쓰는 마음. 굳이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겁니다. 세상은 그렇게 이별과 수습을 거듭하며 오늘도 별일 아니라는 듯 굴러갑니다. p.33

     

    3.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것 같으면 참지 못해 보복을 하고 조금이라도 소홀하게 나를 대하는 것 같으면 참지 못해 갑질을 하는 비뚤어질 자존감으로 가득한 세상이, 저는 갈수록 두렵습니다. p.76

    4. 약삭빠른 것과 기민한 것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염치라고 생각합니다. p.81

    5. 이웃에게 서로가 서로를 구원해줄 전능한 힘 같은 건 없지만, 적어도 비참하게 만들지 않을 힘 정도는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p.115

    6. 성서를 읽으려고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p.123

    7.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이 거창한 게 아닐 겁니다. 꼭 친구가 되어야 할 필요도 없고 같은 편이나 가족이 되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이해받고 싶은 만큼 남을 이해하는 태도, 그게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의 전모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p.128

    8. “여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의사의 집 문은 결코 닫혀 있으면 안 되고, 목자의 집 문은 늘 열려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레 미제라블』中)

     여기서 그 차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문장이 지시하는 결과는 동일합니다. 문은 결국 열려 있는 거예요. 하지만 닫혀 있으면 안 된다는 말과 열려 있으면 안 된다는 말로 구분 지었지요. 다시 읽어봤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치료하고자 하는 자는 상대가 문 앞에서 절망하게 만들어선 안 되고, 사람을 구원하고자 하는 자는 이미 절망한 상대가 문 앞에서 머뭇거리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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