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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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설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야> -마설-비소설/국내 2023. 11. 2. 10:50
. 1. 그 고운 얼굴을 하고선 왜 그렇게 풀이 죽어 있나요. “괜찮아, 뭐 그럴 때도 있는 거지”, “그래, 너무 심각해지지 말자”, “좀 가볍게 살면 어때”. 생각하기 나름이란 걸 잊지 마세요. p.25 2. 선물이 작다고 마음도 작은 건 아니다. 가만히 다짐을 하게 된다. 그녀처럼 작지만 기쁨이 될 수 있는 그런 선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p.58 3. 우리 마음은 생각만큼 넓지가 않다. 그런데 왜 못난 마음을 억지로 끼워 넣어 서로 미워하고 아파하는 걸까? 그래서 결심했다. 미운 사람은 마음에서 비워내기로. 그 빈자리는 소중하고, 고맙고, 좋은 사람들로만 가득 채우기로. p.60 4. 이제 딱히 짜증 날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꿀꿀한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면 무조건 한자리 차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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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스미는> -강경이, 박지홍 엮음-비소설/국내 2023. 11. 2. 10:48
1. 삶의 일부로 자리 잡는 불면증은 삼십대 후반에 나타난다. 소중한 일곱 시간 수면이 갑자기 둘로 쪼개진다. “첫 번째 달콤한 밤잠”(운이 좋다면)을 자고 난 뒤 두 번째 깊은 새벽잠에 들 때까지 음울한 공백이 갈수록 길어진다. 에 기록된 바로 그런 시간이다. “그의 진실함이 너의 방패가 될 것이니, 밤의 공포와 낮에 날아드는 화살, 한밤에 서성대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으리.” p.23(‘잠과 깸’, F.스콧 피츠제럴드) 2. 폐허와 참담함. 어쩌면 내가 될 수 있었던 것과 어쩌면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들. 그러나 놓쳐버리고 낭비해버리고 다 써버리고 탕진하고 되찾을 수 없는 것들.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 텐데. 그걸 절제할 수 있었을 텐데. 소심했던 그 때 대담할 수 있었을 텐데. 경솔했던 그때 신중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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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메이킹> -크리스티안 마두스베르그-비소설/국외 2023. 11. 1. 13:37
1. 19세기의 실용주의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당대 환원주의자들을 반박하면서 데이터에 대한 순진한 접근법을 비판했다. 그는 1890년에 발간한 《심리학의 원칙》이라는 책에서 “누구도 단순히 개별적 감각만 느끼지 않는다. 의식은 수많은 대상과 관계로 가득하다.” 백조도 붉은 조명을 받으면 빨갛게 보인다. 즉, 백조의 색을 알려면 조명의 속성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사실은 언제나 맥락 속에 존재하며, 사실을 분절적 데이터로 나누면 의미를 잃고 불완전해진다. pp.72-73 2. 대다수 사람은 각자의 동물원에 갇혀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동물원이란 바삐 돌아가는 도시의 높은 곳에 있는 유리창으로 가로막힌 답답한 사무실이거나 삶을 나타내는 수치로 덮인 회의실 탁자 또는 텅 빈 구호와 의미 없는 줄임말이 난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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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한동일-비소설/국내 2023. 11. 1. 13:29
1.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 한다.' 이미 강을 건너 쓸모없어진 배를 아깝다고 지고 간다면 얼마나 거추장스럽겠습니까? 본래 장점이었던 것도 단점이 되어 짐이 되었다면 과감히 버려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p.63 2. 내가 어쩔 수 없는 일과 내가 할 일을 구분해야 해요. 그 둘 사이에서 허우적거리지 말고 빨리 빠져나와야 합니다. p.86 3. 'Do ut des'.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p.118 4. "인간이 원하고 목표하던 사회적 지위나 명망을 취한 뒤 느끼는 감정은 만족이 아니라 우울함이다." (...)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에 기뻐하고 슬퍼하는지,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는 달려본 사람만이 압니다. 또 그게 내가 꿈꾸거나 상상했던 것처럼 대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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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비소설/국외 2023. 11. 1. 13:24
1. 이튿날 늦게 아들이 태어났을 때는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더 이상 두려움이 없지 않은 새 세상으로 건너와 있었다. pp.14-15 2. 많은 바이러스는 우리가 없으면 번식하지 못하지만, 우리도 바이러스에게서 얻었던 것 없이는 번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p.53 3. 선스타인은 고 말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정말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대문을 잠그고, 아이를 공립 학교에서 전학시키고, 총을 사고, 수시로 손을 소독함으로써 다양한 두려움을 가라앉히는데, 그 두려움의 대부분은 사실상 남들의 두려움이다. p.61 4. 볼테르가 「접종에 관하여」를 쓸 무렵, 영어 단어 접종 inoculate의 뜻은 아직도 주로 접순이나 접가지를 붙이는 일, 가령 한 사과나무의 가지를 잘라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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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테스> -파스칼 키냐르-비소설/국외 2023. 11. 1. 13:11
1. 그리스어 ‘sarko-phage’는 ‘살을-먹는-무엇’이라는 의미이다. 세 가지 주석. 1) 시간은 돌이킬 수 없다(하지만 모든 죽음이 먹히는 것이라는 의미에서는 돌이킬 수 있다. 즉 죽음으로 파괴된 것은 섭취함으로써 가능하다. 육식동물의 경우에 실은 죽음이 유일한 영양분이다). 2) 돌이킬 수 없는 운동에는 방향성이 없다(단지 가지 못했을 수도 있는 곳에 이제는 도달하지 않을 수 없을 뿐이다). 3) 기원은 시간 내에서 이어진다(옛날의 돌이킬 수 없는 특성이 지금이라는 모든 순간의 만회 불가능의 토대가 된다). p.59 2. 그렇기 때문에 음악은 솟아오르는 시간과 되풀이되는 ‘역사’ 한가운데 위치한 비장한 시간의 섬이다.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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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네의 끝에서> -히라노 게이치로-소설/국외 2023. 11. 1. 13:07
1. “지금 이 순간도 예외가 아니겠죠. 미래에서 되돌아보면 그만큼 섬세하고 감지하기 쉬운 것이겠네요... 살아가는 일에서, 글쎄 어떨지... 하지만 이런 생각은 조금 두려운 마음도 드네요. 즐거운 밤이라서. 언제까지고 이대로라면 좋을 텐데.” p.36 2. 그는 고독을 느끼고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것을 눈치 채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이해받고 싶은 마음을 동시에 품었다. p.62 3. 요코도 나를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언동에서 그런 조짐을 발견할 때마다 마티노는 고통스러웠고, 그게 아닌지도 모른다고 마음을 돌릴 때도 역시 고통스러웠다. p.98 4. “나, 이제 곧 결혼해요.” “그러니까 내가 그걸 막으러 왔죠.” p.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