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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꽈배기의 맛> -최민석-
    비소설/국내 2023. 11. 2. 11:21

     

     

    1. 한 단락 안에 있는 단어와 단어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유기성이 있고, 그 유기성을 좀 더 밀착시키거나, 적당히 떨어뜨리기 위해 쉼표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장에서 한 단어를 빼면 그 문장이 무너지고, 그 문장이 무너지면 그 단락이 무너지고, 그 단락이 무너지면 한 장(章, Chapter)이 무너지고, 그 장이 무너지면 책 전체가 무너지는 것이다. 결국 책 한 권과 한 단어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매우 긴밀한 유기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p.45
       
    2.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하기 바란다.
     누군가를 인정하지 않고, 누군가를 질투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할수록, 세상엔 좋은 것들이 좀 더 생겨날 것이다. p.86
     
    3. 마음에 드는 음악을 오랜 세월에 걸쳐 반복해서 듣는 것처럼, 마음에 드는 책 역시 오랜 세월에 걸쳐 반복해 읽는다. 처음엔 보컬을 따라 들으며 가사를 이해하고 다음엔 기타를 들으며 울림을 전해 받고, 그 다음엔 베이스와 드럼을 따라 심장을 박동케 하듯, 책 역시 처음에 이야기를 읽고, 다음엔 문장을 읽고, 그 다음에 구조를 읽고, 마지막엔 작가가 숨겨놓은 ‘거대한 취향의 안내서’까지 읽는다. 물론, 한 번에 이 모든 것을 다 읽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여러 번에 걸쳐서 이렇게 꼼꼼히 읽는 재미에 비할 순 없다. 책과 영화 역시 음악처럼 여러 번 반복하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요소들이 곳곳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발견의 순간엔, 마치 영화의 장면이나 소설의 문장들이 ‘이제야 나를 알아보는군’하고 젠체하며 미소 짓는 듯하다. 물론 그 잘난 체 하는 미소는 거부감이 들지 않을 정도라, 내 쪽에서도 가능하다면 웃음으로 답해주고 싶을 정도다.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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