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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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괜찮은 사람> -김혜진-비소설/국내 2023. 12. 27. 11:30
1. 그가 말했다. 자주 어두운 곳에 살더라도 밝은 무언가를 바라보며 살아가다 보면 우리에겐 결국 바라던 그때가 온다고.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힘껏 너의 젊음을 고민하고 앓으면서 마치 내가 정답인 것처럼 살아가라고. p.21 2.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나의 아이야, 네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겠다며 반짝이는 눈으로 떠나간 그즈음에도 그랬고 눈을 감던 어젯밤에도 내내 베갯잇을 서성거렸단다. 삶에서 넘어질 것 같으면 이곳으로 와도 된단다. 두 팔을 벌리고 너를 가득 안아줄 품이 되어줄 테니. 이곳은 너를 위한 곳이라는 걸 잊지 않기를 바란다. p.46 3. 내 성격이 착해서 받아줬다기보다 다툼이 싫으니 일방적으로 내 감정을 무시했던 거고, 아무것도 몰라서 웃었던 게 아니라 관계가 틀어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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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비소설/국외 2023. 12. 27. 11:28
1. 모두에게 좋은 얼굴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내 인생의 대원칙이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이고, 독자에게 최선의 얼굴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이외의 부분은 ”미안합니다“하고 잘라버릴 수밖에 없다. p.25 2.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특별히 이렇다 할 불편함도 없으니. 그런 경우에 ‘이쯤이 딱 좋네’하고 여유롭게 생각하면, 자신이 아저씨(아줌마)든 어떻든 상관없다. 나이 같은 건 관계없이 그저 ‘딱 좋은’ 사람일 뿐이다.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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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방> -정시우-비소설/국내 2023. 12. 27. 11:21
1. 정시우: “현상이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이면의 사정이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박정민: “유기적인 건데, 이면을 우선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엔 더더욱. 인터넷 댓글만 봐도 그렇잖아요. 현상만 바라보고 달리는 의견들이 너무 많아요. 보면서 생각해요. ‘지금 이걸 정확히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왜 더 들여다보지 않지?’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라는 생각은 하나, 조금 더 기다려주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p.44 2. 생각해보면, 우리는 누구나 어느 정도의 ‘좆밥근성’이 필요하다. 세상에 진정한 천재라 불리는 이들은 소수이고, 그런 소수들조차 확신을 얻기 위해 자기만의 안간힘을 쓰니까. 오래전 신형철 문화평론가를 인터뷰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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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김혼비-비소설/국내 2023. 12. 27. 11:15
1. 난 고독과 싸운 적이 없었다. 아니, 그렇게 편하고 조용한 애하고 대체 왜 싸우지? 그렇다고 내가 사회생활 파탄자인 것은 아니다. 필요하면 협업도 잘하고 낯선 사람에게 말도 잘 붙인다. 많은 사람들이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오해할 정도로. 하지만 그런 순간 내 속을 들여다보자면 프로젝트 마감 두 시간 전만큼이나 정신이 없다. 빨리 혼자가 되고 싶다는 욕구를 꾹꾹 누르느라, 저 일말의 욕구가 입꼬리 끝에라도 묻어날까 숨기느라, 있는 사회성 없는 사회성 싹싹 끌어 모으느라 신경이 계속 돌아가고 에너지가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며 풀가동 중이다. 그런 시간을 겪고 나면 그 두 배의 시간만큼은 혼자 쉬어 줘야 한다. 원 소셜 타임당 투 혼자 타임! p.16 2. 사실 나는 경조사에 단체로 돈을 걷는 문화를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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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 -황서미-비소설/국내 2023. 12. 27. 11:13
1. “엄마가 그렇게 급하게 굴 때면 기분이 좀 나빠.” 딸의 그 기분,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어려서 우리 엄마가 왜 그렇게 ‘빨리, 빨리’를 외치는지 영문을 몰랐고, 알고 싶지도 않은 적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부모가 되면, 그중 특히 ‘엄마’가 되면 한꺼번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거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얼굴에 뭣 좀 찍어 바르고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어깨에 둘러메는 가방 말고도 꽉 찬 쓰레기봉투와 음식쓰레기 봉투는 기본이고, 나가면서 세탁소에 들러서 맡길 옷들과 택배 반품 상자까지 한가득 손에 쥐어야 한다. 팔다리 개수가 문어 정도는 되어야 여유가 있다. 두 손으로는 모자란다. 나의 조급함에 기분이 상한 딸을 보면서 잠시 망설였던 말을 넣어두었다. 나이가 들면서 할 말이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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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호> -윤가은-비소설/국내 2023. 12. 26. 15:14
1. 어른이 되고 특히 글 쓰는 일을 하게 되면서, 어쩐지 점점 더 겁내고 움츠러드는 때가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용감한 사람들의 다양한 말실수 일화를 더 자주 떠올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내 안에도 다시 그런 마음들이 피어나면 좋겠다. 잘 몰라도 용감하게 도전해보는 마음. 틀리면 다시 배우고 익히려는 단단한 마음. 실수를 실험으로, 실패를 실현으로 바꾸는 용감무쌍한 마음이 절실히 필요한 요즘이다. p.32 2. 그랬다. 그렇게 하루 종일 신나게 웃을 수도 있는 날이었다. 애초에 마음만 제대로 먹었다면, 그렇듯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그랬어야 마땅한 소중한 생일날이었다. 그런데 왜 그런 좋은 기분을 다른 누군가가 선사해 주기만을 기다린 걸까. 내가 언제 진짜로 웃을 수 있는지 제일 잘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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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들의 진짜 마음속> -오은영-비소설/국내 2023. 12. 26. 15:12
1. 잘 참는 아이는 “너 힘드니?”라고 물었을 때, “네 힘들어요”라고 대답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동생을 미워하는 것이 빤히 보이는데도 “너 동생 미워해?”라고 물으면 “아니요”라고 대답합니다. “네 동생, 어떨 때 보면 되게 얄미울 때도 있지 않니?” 이러면 “네”라고 대답해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면 그 감정을 좋지 않은 감정이라고 생각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합니다. p.87 2.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면 좋은 의도로 하는 말이라도 부모가 말하는 것을 반대로 뒤집어서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해요. 키는 아이를 표현하는 일부일 뿐이에요. 그것이 아이의 전부인 것처럼 중요하게 말하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p.105 3. 아이의 생활이 궁금하면 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