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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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발상지를 찾아서> -에릭 와이너-비소설/국외 2023. 11. 15. 10:33
1. “그들은 시를 하거나 창조적이 되려고 애쓰지 않았어요.” 그리스인들은 우리가 지금 예술이라고 여기는 많은 것을 창조했지만, 도자기에서 볼 수 있듯 이를 떠받들지는 않았다. 일상생활에서 예술이 너무나 많은 비중을 차지했기에 오히려 당연시 되었다. 예술은 실용적이었으며 아름다움은 보너스였다. p.62 2. 아니 적어도 소크라테스 말마따나 더 나은 질문을 찾고 싶다. p.70 3. 그러다 ‘메덴 아간(무엇이든 지나치지 않게)’이라는 그리스 금언에 작고 지저분한 비밀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것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고대 그리스인들은 중용을 열심히 설파했지만 실천에는 게을렀다. 그들은 중용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보았다. 양극단에 충분히 가까워지면 결국 두 극단이 상쇄되어 사실상 완벽한 중용을 찾으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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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예절> -김불꽃-비소설/국내 2023. 11. 15. 10:29
1. 청첩장은 기본이 서면 제출이다. 청첩장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는 받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지 당사자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모바일 청첩장은 보내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 p.12 2. (장례식장에 갈 때) 양말 신어라. 아무리 급하게 뛰어 왔다고 하더라도 양말은 필수다. 관혼상제 중 특히 상(喪)은 의복이 최우선이다. p.188 3. 술은 아랫사람이 먼저 따르되, 술병 라벨을 손으로 가린 채 따를 것. 건배 제의는 윗사람이 먼저 할 때까지 기다릴 것.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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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 -정재승-비소설/국내 2023. 11. 15. 10:24
1. 나이 들어 가장 많이 하는 후회 중 하나가 ‘이거 괜히 했다’라는 후회보다 ‘내가 그때 그걸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라고 합니다. p.38 2. 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가 너무 싫어서, 지금 다니는 회사가 싫어서 그만두는 건 좋은 의사결정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건 괜찮지만, 지금 이게 싫으니까 그만 두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거든요. 대책도 없죠. 그 순간 너무 싫기 때문에 도망치듯 그만두지만, 그 자체가 보상이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만두는 순간, 자기가 가질 수 있는 전략이 다시 바뀌게 됩니다. 무직 상태이거나 학교도 안 다녀서 빨리 뭔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앞에서 본 마시멜로 챌린지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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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소설/국내 2023. 11. 15. 10:18
1. 둘이 붙잡고 후회하며 울었지만, 그 순간뿐이었죠. 영화의 속편 같은 거더군요. 헤어지고 다시 만난다는 건. 본편이 아무리 훌륭하고, 그래서 아쉬워도 소용없는 일이잖아요. 결국 모든 게 점점 더 후져지는 거지. 그 속에 있는 나 자신도 너무 초라해 보이고. p.29 2. 그 관대함은 더 가진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태도라고 그때의 나는 생각했다. 비싼 자동차나 좋은 집보다도 더 사치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p.118 3. 어른이 되고 나서도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마다 나는 그런 노력이 어떤 덕성도 아니며 그저 덜 상처받고 싶어 택한 비겁함은 아닐지 의심했다. p.121 4. "사람은 변할 수 있어. 그걸 믿지 못했다면 심리학을 공부할 생각은 못했을 거야.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한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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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반격> -손원평-소설/국내 2023. 11. 15. 10:16
1. “그랬군요. 그런데 사실 난 가끔 궁금해요. 우리가 욕하고 한심하다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데 똑같은 입장에 놓였을 때 나는 그렇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비판하는 건 쉬워요.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성, 상식을 잣대 삼으면 되거든요. 그런데 인간이 이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순간에 놓이면 존엄성과 도덕, 상식을 지키는 건 소수의 몫이 돼요. 내가 그런 환경과 역사를 통과했다면 똑같이 되지 않았으리란 보장이 있을까요? p.80 2. "그런데 지혜 씬 진짜로 하고 싶은 게 뭔가요?“ 상당히 공격적인 질문이었다. 무례하다고 느껴질 만큼. 진짜로 하고 싶은 것. 그 질문을 받았을 때 고통스럽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pp.83-84 3. 너 사람이 언제 어떻게 보수화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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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 -홍승희-비소설/국내 2023. 11. 15. 10:13
1. 가엾은 타인을 염려하는 건 자기효능감을 느끼면서 건강한 자아로 살아간다고 믿기 편리한 방식이다. 도덕주의자들은 그 낙으로 생의 허무를 견딘다. p.45 2. 같은 언어로 소통하면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착각은 폭력을 휘두를 근거가 된다. 내가 무엇을, 누군가를 다 알아버렸다고 생각하는 권태와 오만, 혐오. 모른다는 걸 알기에 환대할 수 있다. pp.151-152 3. 두려움은 안전벨트다. 그는 아이들에게 정상의 범주를 정해주고, 이것을 넘으면 비정상이 된다고 가르친다. 무서운 다른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끔찍하게 살아가는지 말하면서, 몇몇 아이는 수영을 하다가 익사하거나 울타리 밖으로 실종되거나 자발적으로 죽음을 택했다. 아찔한 죽음을 응시하다니. 그는 위험한 아이들을 통제할 방법을 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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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가 놓인 방> -이승우-소설/국내 2023. 11. 14. 10:49
1. 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자기 합리화가 없이는 여간해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스스로 명분을 만들어서 자신을 설득시키고 난 후에야 행동한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설득의 과정이 아니라 속이기의 과정인 경우가 더 많다. 당신은 스스로 만든 합리화의 술책에 넘어가지 않을 만큼 현명하지만, 그러나 현명함을 뒤로 감추고 기꺼이 그 술책에 넘어가줄 만큼 교활하기도 하다. 명분을 확보한 당신은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pp.15-16 2. 사랑이 시들해지면 세상이 조금씩 넓어지고,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점점 더 잘 보이고, 그리고 결국 한때 유일한 인류였던 그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된다. 기웃거리기가 가능해지는 것은 기웃거릴 대상이 다시 생겨났다는 증거다. 만물이 그런 것처럼 사랑 역시 태어나고 성장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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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시時알콜> -김혜경, 이승용-비소설/국내 2023. 11. 14. 10:46
1. 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니까. 내가 액션배우도 아닌데 어떻게 멋있게만 싸우냐. 가끔 개싸움을 할 때도 있는 거잖아. 그치? p.32 2. 누군가 나를 위해 쉬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꺼지지 않는 메신저 알람이 사랑받는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아침이면 연락이 와 있어야 하고 (‘일어났는데 왜 연락 안해’), 일상의 중간중간은 물론 (‘아무리 바빠도 너 화장실은 가잖아’), 하루의 마무리까지도 (‘자기 전에 카톡 하나는 남겨놔야지’). 그리고 적어도 일주일에 일곱 번 만나면 좋겠다. 조금 봐주자면, 적게는 이틀에 한 번? 당연하게 생각하던 그 모든 것들. 그러니까 사소하고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 새로 산 물건을 자랑하고, 주말 데이트 혹은 더 먼 미래를 약속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