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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 -빌 브라이슨-비소설/국외 2023. 11. 15. 11:07
1. 도시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너무 뻔한 말 같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지어진 건물들을 보면 사람을 위해 지은 건축물은 거의 전무하다. 그동안 건물은 자동차나 상점, 건설 회사를 위해 지어졌다. 그리고 도시를 사람이 사는 곳으로, 기능과 이동을 위한 곳으로 생각하기를 거부하고, 남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려 하지 않는, 돈과 야망으로 가득 찬 소수만을 위해 지어졌다. (...) 인간은 그토록 돈이 많으면서도 왜 그리 바보인가? 이 모두는 우리 시대의 저주다. 우리는 돈은 너무 많고, 생각은 너무 없다. 그런 의미에서 퐁피두 센터는 합성수지로 만든 ‘부유하고 우매한 인간상’의 상징이다. p.76 2. 지금 나의 유일한 불만은 일본인들이 정한 괴상한 제품명을 참고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도 이런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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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 -유시민-비소설/국내 2023. 11. 15. 11:05
1.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이다.” 에드워드 H. 카 p.48 2. 수많은 역사 애호가들이 지금도 「사기」를 읽는 것은 그 안에 인간의 이야기가 있어서다. 「사기」에서 우리는 사람답고 훌륭한 삶을 추구하면서도 부질없는 욕망과 야수 같은 충동에 휘둘리는 인간 존재의 모순을 발견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남을 지배하는데 요긴한 처세술을 배우려고 읽으며, 또 어떤 이들은 무엇으로 어떻게 인생의 의미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 고민하면서 읽는다. p.70 3. "역사책을 집어 들 때 책 표지에 있는 저자의 이름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출간 일자나 집필 일자가 때로는 훨씬 더 많은 것을 누설한다." 에드워드 H. 카 p.97 4. “군주가 억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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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좌표> -이케다 다이사쿠-비소설/국외 2023. 11. 15. 11:03
1. ‘앵매도리(櫻梅桃李: 벚꽃은 벚꽃답게, 매화는 매화답게, 복숭아꽃은 복숭아꽃답게, 자두꽃은 자두꽃답게)'라는 말이 있다. 각각의 개성이나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좋은 점을 찾아내어 칭찬하는 넓은 마음이 있으면 그 사람 주변에는 사람이 모인다. 자신도 기쁨을 느낄 수 있고, 기쁨을 줄 수도 있다. 반대로 사소한 일로 따지고 들거나, 일일이 소란을 피우는 속이 좁은 사람은 주위를 지치게 만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피하게 된다. p.43 2. 어떤 사람이 말했다. 상냥함을 뜻하는 부드러울 ‘우(優)’라는 글자는 사람 인(人)변 옆에 ‘근심 우(憂)’자를 쓴다. ‘다른 사람의 일을 걱정한다’ 요컨대 다른 사람의 슬픔, 괴로움, 외로움을 배려하는 마음이 ‘상냥함’이다. 또 이 글자는 ‘우수하다’고 말할 때 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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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빈 공간> -조선희-비소설/국내 2023. 11. 15. 10:53
1.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사다. 말할 때 어떤 음율이 느껴져 자꾸 속으로 되뇌이게 되는 단어라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한 어감이 들어 있어서 좋다. 내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이 여덟 글자를 되뇌이면, 내가 포기하지 않을, 숨어버리지 않을 이유가 된다. p.36 2. 어디서 들은 말인데 사람을 대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이 포기란다. p.41 3. 가랑비에 옷 젖듯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겪은 크고 작은 일들이 지금의 눈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시켜 놓았겠지. 통찰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p.51 4. 상처 입었다 여겨지는 말들을 잘 들여다보라. 그 안엔 어떤 식으로든 상대방의 다른 진심이 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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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 단어들> -에피톤 프로젝트-비소설/국내 2023. 11. 15. 10:51
1. 봄은 늘 거짓말처럼 다녀간다. 온 듯 만 듯. 아는 척 모르는 척. 취한 듯 아닌 듯. 만우절 농담처럼, 그날 마신 몇 잔의 낮술처럼. p.51 2. 계획한대로, 마음먹은 대로 세상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저 내일 날씨를 예측할 뿐이지, 정작 내일이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비가 올지, 오지 않을지, 온다면 얼마나 올지. 정확한 것은 내일이 되어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가방 한켠엔 늘 우산이 필요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갈아 신을 양말도 챙겨 넣게 된다. 우리는 살아본 적 없는 내일을 기다리고, 우산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간다. 겹겹이 흘러간 시간들을 어제라는 이름으로, 머릿속에 적어놓는다. pp.155-157 3. 지친 사랑에 미안함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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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게 산다는 것> -양창순-비소설/국내 2023. 11. 15. 10:44
1. ‘담백(淡白)’이라는 한자도 흥미롭다. 담談이라는 글자는 삼수변에 불화(火)가 두 개 있다 .타오르는 불길을 물로 끄는 형상이다. 여기서 담은 ‘물이 맑다’ ‘싱겁다’를 의미한다. 백(白)은 ‘희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맑은 것으로 하얀색만한 게 없다. 하지만 왜 ‘담’자의 경우, 두 개의 불화에 삼수변을 썼을까? 아마도 그런 맑은 마음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는 뜻 아닐까? 내 마음에 타오르는 불을 물로 끄는 노력이 없어서는 안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처럼 감정적이고 반응적인 사람에게는 ‘담백함’만큼이나 효율적인 처방이 없는 것이다. p.14 2. 이 역시 내 생각이지만, 계절 중에서는 겨울이 가장 담백함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추운 날 오히려 쨍하고 마음이 맑아지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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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읽다가 술집으로> -조승원-비소설/국내 2023. 11. 15. 10:41
1. ‘드디어 마라톤 골인 지점에 도착했다. 폭염 속에 42킬로미터를 끝까지 달렸다는 성취감 따위는 없다.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아 이제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된다’ 정도. 마을의 카페에서 한숨 돌리며 차가운 맥주를 성에 찰 때까지 마신다. 맥주는 물론 맛있다. 하지만 내가 달리며 간절히 상상했던 맥주만큼 맛있지는 않다. 절박한 인간이 꿈꾸는 환상만큼 아름다운 것은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삿뽀로 맥주 CM ‘달리기에 관한 말’ 제 3화(하루키)-p.61 2. 재료가 무엇이든 발효를 시킨 뒤, 연속식 증류기로 증류하고 활성탄으로 여과하면 보드카를 만들 수 있다. 여러 번 증류를 반복하며 불순물을 계속 제거하기 때문에 잡것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상태의 증류주를 뽑아낼 수 있다. 특히 증류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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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톰 미첼-비소설/국외 2023. 11. 15. 10:38
1. 군인들이 몇몇 승객을 데리고 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건 초조한 기색의 젊은 군인이 메고 있는 기관총 총구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던 경험은 대단히 무서운 일이라는 사실이었다. 그 군인들이나 장교들이 과연 자신들의 임무를 제대로 하기는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혹, 아르헨티나가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것은 아닌지 의구심도 들었다. p.198 2. “세상에나, 전혀요. 절대! 절대,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 없어요! 내가 도대체 차를 가지고 뭘 하겠어요. 나는 그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만 있으면 돼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절대 행복하게 해줄 수 없는 것들에 얽매여 살죠.”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건 뭔가요?” “아이들과 가족이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