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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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티브> -일자 샌드-비소설/국외 2023. 10. 27. 09:56
1. 내가 이런 경험을 하는 건 너무 많은 인풋이 들어와 머릿속에 더 이상 정보를 저장할 공간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때로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겨우 삼십 분이나 한 시간 후에 그런 상태가 되기도 한다. 나는 억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침착함을 유지하고 심지어 그 만남을 즐기는 척하기도 한다. 그러나 속으로는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어서 결국 완전히 탈진해버리고 만다. p.23 2. 민감한 사람들은 남에게 고통이나 불편을 주는 걸 극도로 싫어하고 피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덜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것은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p.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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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상처받지 않는 법> -미즈시마 히로코-비소설/국외 2023. 10. 27. 09:54
1.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내버려두는 것이 ‘지금 이대로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려법입니다. “괜찮아? 무슨 일 있었어?”하고 꼬치꼬치 묻는 것은 상대방을 성가시게 하는 일입니다. 또한 누군가가 푸념을 털어놓고 싶어 하면 그저 들어주는 것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행동입니다. “푸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어?”, “그 사람도 악의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잖아”하고 말하면 상대방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냥 푸념일 뿐인데 진지하게 해결 방법을 제시하거나, 불쌍하다고 심각한 평가를 내리는 것 또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행동이 아닙니다. p.81 2. 지치는 배려를 하는 사람은 조언하기를 좋아하는데, 어쩌면 이는 당연한 일입니다. 상대방 영역을 침범해 ‘좋은 상태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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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비소설/국내 2023. 10. 27. 09:52
1. 하지만 월급의 2배짜리 명품백만이 낭비가 아니고, 연예인 걱정만이 낭비가 아니다. 우리 삶에서 곧 사라질 존재들에게 마음의 에너지를 쏟는 것 역시 감정의 나비다. 그만두면 끝일 회사 상사에게, 어쩌다 마주치는 애정 없는 친척에게, 웃으면서 열받게 하는 빙그레 쌍x(자체 순화;;)에게, 아닌 척 머리 굴리는 여우같은 동기에게,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에게 더는 감정을 낭비하지 말자. 마음 졸여도, 끙끙거려도, 미워해도 그들은 어차피 인생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이다. 2. 걱정은 대체로 비합리적이고 지나치게 부정적인 생각에서 촉발된다. 그렇기에 과장된 걱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막장 드라마 급의 개연성을 가진 왜곡된 생각을 바로잡는 것에서 시작한다. 당신의 걱정을 들여다보자. 일어날 확률이 낮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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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문 안에서> -나쓰메 소세키-비소설/국외 2023. 10. 26. 18:53
1. 이 세상에 사는 인간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완전히 고립되어 존재할 수가 없다. 자연스레 타인과 교류할 필요가 어디선가 생겨난다. 계절 인사, 용무와 관련된 상담, 그리고 한결 복잡하게 뒤얽힌 담판 - 이런 것들로부터 벗어나기란 아무리 담백한 생활을 보내는 나로서도 어려운 일이다. 나는 뭐든지 남이 하는 말을 곧이듣고 그들의 모든 언행을 정면에서 해석해야 하는 걸까. 타고난 이 단순한 성질에 자신을 내맡긴 채 돌보지 않는다면, 때때로 엉뚱한 사람에게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 결과로 뒤에서 바보 취급을 당하거나 놀림을 당하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자신의 면전에서조차 참기 어려운 모욕을 당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타인은 모두 닳고 닳은 거짓말쟁이들뿐이라 여겨 애초부터 상대방의 말에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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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백상현-비소설/국내 2023. 10. 26. 18:44
1. 트룰로의 유래는 현실적이고 팍팍하다. 옛날에는 주택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이 너무나 과했기 때문에, 가난했던 이곳 주민들은 단속 관리가 나올 때면 얼른 집을 부수기 위해 이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돌을 이용해 트룰로를 짓게 되었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동화 같지만 실은 서글픈 서민의 삶이 녹아 있다. 그 옛날 조상들의 눈물과 한숨이 이제는 남부 제일의 관광거리가 되고 세계 문화유산이 되었다니, 언제나 그렇듯 역사나 인간의 삶이나 참 아이러니하다. 오늘의 시련이 내일의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pp.14-15 2. 말없이 풍경을 바라보는 잠깐의 시간이 여행을 풍성하게 채운다. 이리저리 분주하게 다닐 때는 오히려 마음에 담기지 않다가 가만히 멈춰질 때에야 비로소 낯선 도시가 말을 걸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