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눈보라 체이스> -히가시노 게이고-소설/국외 2023. 10. 26. 18:42
1. “정말 그러네요. 하지만 사내들이란 대부분 다 그렇지 않나요?” 유키코가 시원하게 말했다. “언제까지고 어린애예요. 별것도 아닌 일에 승부욕이 발동해서 고집을 피우고 오기를 부린다니까. 본인이야 그래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그걸 따라줘야 하는 쪽은 너무 힘들지요. 게다가 한편으로는 그런 승부욕이 그 사람의 장점이기도 하니까 얘기가 복잡해지는 것이고...” p.184 2. “...내가 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건 뭐든 하자고 각오했어요. 지렁이 같은 미물도 밟으면 꿈틀한다-. 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이 어이없어 하건 말건, 비웃음을 사건 말건, 상관없어요.” p.288
-
<상식 밖의 경제학> -댄 애리얼리-비소설/국외 2023. 10. 26. 18:39
1. 더 많이 가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어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비교의 순환고리를 끊는 것뿐이다. p.50 2. 분명히 처음에는 자신의 앵커와 새로운 휘발유 가격을 비교하곤 인상된 새로운 가격에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휘발유 소비를 줄이기도 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할 생각까지도 할지 모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소비자가 새로운 가격에 적응되어 새로운 앵커가 자리를 잡게 되면, 휘발유 소비는 새로운 가격대에서 추가적인 세금부과 이전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의 예에서 봤듯이 가격인상과 더불어 고급휘발유 제품을 출시한다거나 새로운 연료제품이 나온다면 가격재적응 과정은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휘발유 가격을 2배 이상 올려도 수요에 아무런 영..
-
<카트 읽는 남자> -외른 회프너-소설/국외 2023. 10. 25. 10:49
1. 우리는 말하는 행위에 양측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명확한 토대가 있다고 가정한다. 과연 그럴까. 내가 커피 잔을 집어 들어 옆에 있는 벽에 세차게 던지면 무슨 일이 생길지는 어느 정도 명확하다. 커피 잔이 깨지고, 카펫은 더렵혀질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더 이상 커피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언어는 훨씬 더 복잡하다. 모든 것이 정확히 표현된 그대로 들리기만 한다면 인간관계의 끊임없는 다툼은 훨씬 적어질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류가 멱살잡이를 하는 일이 아마 약간 더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항상 말하는 일과 듣는 일, 이 두 가지밖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하는 곳에서 실제로는 네 가지 일이 벌어진다. 말하고, 표현하고, 듣고, 이해하는 일이다. p.62 2. 우리는 거기 있..
-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E-Book -에두아르도 하우레기-소설/국외 2023. 10. 25. 10:47
1. 다시 말해, 우리가 붙인 불 때문에 우린 성장할 수 있었고, 서로를 만나기 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이 불씨는 꺼져버렸다. 원래 다 이렇게 되는 건가? 우리가 함께 있던 시간이 너무 적어서 그런 건가? 아니면 우리가 서로를 너무 잘 알게 되어서 그런가? 이유야 어쨌든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존재가 편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우린 예전처럼 웃지 않는다. 예전처럼 논쟁하는 일조차 없다. 어쩌면 이 몇 년간 우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성장해서 급기야 우리가 누군지 알지 못할 정도가 되었고, 그래서 잠시 동안은 10년 전 런던에 왔었을 때의 모습처럼, 서로 손을 잡고 거리를 걸으며 보토벨로 마켓에 있는 새집을 꾸밀 장식을 고르던 커플, 토요일 오후면 리젠트 파크 호수에..
-
<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소설/국내 2023. 10. 25. 10:45
1. 앞으로 한 걸음만 더 옮기면 손이 닿을 수도 있었지만 필용은 그러지 않았다. 자신의 얼굴이 간절함으로, 연민과 구애의 감정이 뒤엉킨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다는 걸, 자기 자신만은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필용은 말없이 르망에 올라탔다. 문산까지 오는 동안 필용이 전율했던 사랑은 사라지고 없었다. 아주 뻥 뚫린 것처럼 없어지고 말았다. 필용은 울었다. 울면서 무엇으로 대체되지도 좀 다르게 변형되지도 않고 무언가가 아주 사라져버릴 수 있음을 완전히 이해했다. p.37 2. 그래도 그렇게 나이가 많은데 갓 스무 살 된 디저이너들까지 조종균씨, 조중균씨, 하는 건 해란씨 말처럼 좀 어색했다. 하다못해 주유소를 가도 선생님, 사장님, 하는 판국에 그렇게 호칭에 인색해서야, 이런 경우는 대부분 윗사람들이..
-
<당신과 나 사이> -김혜남-비소설/국내 2023. 10. 25. 10:41
1. 안 그래도 세상이 내 맘대로 안 돼서 화가 나는데, 내 곁에 있는 사람마저 내 맘 같지 않으면 우울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 거라고 애써 스스로 위로해 봐야 끓어오르는 화를 어쩌지 못해 울화통이 터진다. 그러면 내 마음을 몰라주는 상대방이 미워지고 자연히 그를 원망할 수밖에 없게 된다. p.9 2. 그리고 아무리 사랑해도 그와 내가 하나가 될 수는 없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때에 따라서는 내가 서운하고, 때에 따라서는 네가 서운할 수밖에 없다. 다만 사랑을 하게 되면,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게 되면 사람은 다시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나와 다른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사..
-
<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소설/국외 2023. 10. 25. 10:39
1. 사람이 전례가 없고 몹시 부당한 방식의 위협을 받으면 그 자신이 가진 가장 분명한 믿음마저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것. 이것은 별로 드문 일이 아니다. 말하자면, 그것이 제아무리 훌륭해도 모든 정의와 이성이 반대편에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따라서 그 자리에 누구든 이해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들이 있으면 그들이 자신의 비틀거리는 마음을 지지해주기를 기대하게 된다. p.34 2. 비참함에 대한 생각이나 비참한 광경은 어느 선까지는 우리에게 가장 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몇몇 특별한 경우 그 선을 넘어서면 그렇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동시에 끔찍한 진실이다. 그 이유가 예외 없이 인간의 마음이 선천적으로 이기적인 탓이라고 단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오히려..
-
<한 번쯤, 남겨진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안희주-비소설/국내 2023. 10. 25. 10:38
1. 그녀의 감정이 너무나 선명하게 느껴져 나는 서둘러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머리에 찬물을 뒤집어쓴 듯 정신이 확 들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사람은 자신의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누군가를 원망한다는 사실을. 그 원망은 자신과 제일 가까운 사람 혹은 자신이 가장 미워하는 사람 혹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향한다는 사실을. p.43 2. 원망은 내가 받은 상처를 이겨내기 위한 방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무기라는 걸. 나에겐 방패지만 상대에겐 창으로 느껴지는 그런 무기라는 걸. 그때 아빠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괴로웠을지 짐작하려고도 하지 않아서, 내 슬픔이 너무 커서 아빠의 슬픔은 상상조차 하려하지 않아서, 정말 미안해요. p.45 3. 내 경우에 한해 생각해보면 소중한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