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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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소설/국내 2023. 11. 7. 11:08
1. 슬픔을 억누르고 억누르다 결국은 어떻게 슬퍼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엄마였다. 평생을 함께 산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눈물을 풀어낼 수조차 없는 사람, 울고 게워내서 씻어낼 줄을 모르는 사람, 그저 차가운 손과 발, 두통처럼, 보이지 않는 증상으로만 아픈 사람이 엄마였다. p.48 2.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 때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한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양쪽 모두 떠난 경우도 있었고, 양쪽 모두 남겨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떠남과 남겨짐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p.89 3. 그저, 가끔 말을 들어주는 친구라도 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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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써야 할 때 감정을 쓰지 마라> -차이웨이-비소설/국외 2023. 11. 7. 11:01
1. 때로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은 상대방의 변명에 마음이 움직여서가 아니다. 단지, 이별의 고통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고 또 슬프게도 만들 수 있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p.16 2. 그렇다. 지금처럼 모든 사람의 자아의식이 점점 강해지는 때에 일방적인 헌신은 변화하는 사회와 더 이상 맞지 않는다. 부모 세대의 의존적이고 무조건 참는 사랑은 지금 세대의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다. 상대방을 좌지우지하려 하고 한편으로는 상대방에게 모든 기대를 거는 사랑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모름지기 자신에게도 얼마간의 사랑을 남겨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방이 받게 될 심적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p.37 3. 우리가 아무리 상대방을 사랑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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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토머스 길로비치, 리 로스-비소설/국외 2023. 11. 7. 10:53
1. 당신은 자기가 정치적으로 자유주의적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태도가 합리적이라고 믿는다. 대부분의 쟁점에 대해서 당신은 당신 왼쪽에 있는 사람들을 현실적이지 못하고 이상적이라서 정치적인 올바름에 지나치게 목을 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순진한 축에 든다고 여긴다. 그리고 당신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동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세상 속에서 날마다 겪고 있는 온갖 어려움을 외면한다고 본다. p.26 2. “권장하는 행동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고, 권장하지 않는 행동은 쉽게 하지 못하도록 만들라.” 예컨대 권장하는 행동은 커다란 공을 내리막길에서 굴리는 것처럼 쉽게 만들고, 권장하지 않는 행동은 커다란 공을 오르막길로 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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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밀도> -강민구-비소설/국내 2023. 11. 7. 10:50
1. 사람들은 보통 아침부터 산다. 그들이 새벽부터 살지 못하는 까닭은 게을러서나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 아니다. 새벽부터 사는 것과 아침부터 사는 것의 차이를 깊이 고민할 겨를이나 기회를 갖지 못했을 뿐이다. p.31 2. 매일 잠시라도 좋으니 스마트폰을 리부팅하듯 생각을 잠시 꺼두고 명상을 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보기를 권한다.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리며 주변을 청소하듯이 잡다한 생각들이 저절로 정리되며 고민이 단순화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독창적인 창작은 이렇게 가끔 마음 속 찌꺼기를 비우는 과정을 통해 생겨난다. p.79 3. 새로운 것에 접근하고자 하는 마음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항상 게으름을 가장한 두려움이다. p.87 4. 우리는 오랫동안 칼을 단련하는 노력 자체보다 그 긴 세월을 보상받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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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에 가려진 세상> -최강신-비소설/국내 2023. 11. 7. 10:49
1. 놀라운 것은 빨강색, 초록색, 보라색은 다른 색이지만 질적인 차이가 없으며 단지 파동으로서 파장이 다르다는 것뿐이다. 우리가 색을 보고 느끼는 감흥은 엄청나게 다른데도 말이다. p.105 2. 중첩이 일어나야 하는 양자 상태와, 중첩이 필요 없어 보이는 고전역학적인 상태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원자가 붕괴하는 과정을 대강 그려보면 붕괴한 원자에서 방사선(전자나 광자)이 나와서 방사능 측정기를 건드려서 전류를 흐르게 하고, 눈금을 바꾸고 스피커에서 ‘딱’ 소리가 나도록 할 것이다. 이 연결 고리가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알기가 힘들다. 이처럼 슈뢰딩거 고양이 문제의 핵심은 ‘어느 시점까지 중첩이 유지되는가’하는 것이다.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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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길 사람 속> -박완서-비소설/국내 2023. 11. 7. 10:47
1. 마음이 착하고 부드러운 친지가 내 곁에 아무리 많아도 내 마음이 굳게 닫혔으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올해는 내 집에 창을 냈으니 내년부터는 내 마음에도 창을 내야겠다. 어떤 나이도 행복해지기에 늦은 나이는 없으리라. p.220 2. 한 번 뱉은 말이 주워 담아지지 않는 까닭은 형체가 없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역설적이든 직설적이든 품은 마음이 드러나게 돼 있는 게 말이다. p.286 3. 아무의 눈치도 볼 거 없다 해도 자연의 눈치만은 봐야 하는 것은 인간의 최소한의 법도다.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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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오찬호-비소설/국내 2023. 11. 6. 11:20
1. 부끄러움을 제대로 느끼는 사람은 성장한다. 무결점의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과오를 줄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빨리 사과했고 변명하지 않는다. 괜한 강박에 사로잡혀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는다. 바쁘고 힘들고 억울하다고 타인을 능멸하지 않는다. 차별, 혐오, 폭력에 노출된 이들을 보면서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냐는 냉소적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남들도 마찬가지니까 그래도 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p.13 2. "소수의 인권을 지켜 주기 위해서 다수의 인권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 나는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이런 표현은 혐오를 나름 혐오스럽지 않게 표현하려다가 논리의 무리수를 둔 대표적인 경우다. 동성애자가 다수의 인권에 무슨 피해를 준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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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 엉덩이 노출사건> -한치호 외-비소설/국내 2023. 11. 6. 11:19
1. 사람의 존재 의미는 그가 맺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다. 그리고 관계의 마지막 한 올이 끊어진 지금, 환자는 사회적으로 사망한 셈이다. p.26 2. “말은 부드럽게, 처리는 법대로.” 3. 내가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건, 내 아버지도 가장이기 전에 사랑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은 한 남자였는데 나는 아버지로서만 역할을 강요하고 바라봤던 것이다. p.65 4. “누가 지시하든 말든, 환자한텐 말이여. 내가 힘들 때 달려와서 뭘 해주는 의사 선생님이 나를 구한 사람이고 살린 사람이야.” p.177 5. “누군가의 몰상식한 행동 때문에 화가 날 때는 ‘무례한 자가 없는 세상이 과연 존재할까?’라고 곧바로 자문하라. 물론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불가능한 일을 요구하지 말라. 이들도 인간사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