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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휴가> -배현선비소설/국내 2023. 11. 20. 15:25
1. 중앙에 달린 금속 손잡이를 잡고 어깨로 밀어내듯 문을 열면, 그 무게가 온몸에 와닿았다. 다소 여닫기에 힘이 드는, 불편한 방식의 대문이었다. 그럼에도 투박하고 육중한 그 대문이 나는 꽤 마음에 들었다.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서면, 미묘하게 공기의 흐름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 고요함이 찾아온다. 그야말로 또다른 장소로 온 것만 같다. 공간을 분리하기도 하고, 또 이어주기도 하는 ‘문’이라는 역할에 아주 충실한 ‘문다운 문’이었다. p.61 2. 진정한 쉼이란 무엇일까. 단지 몸이 편안한 상태만을 말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때로 몸은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머릿속은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이 너무 많은 내가 꼭 그렇다. 특히 걱정과 불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퍼져 내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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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게 나를 묻다> -희망철학연구소-비소설/국내 2023. 11. 20. 15:23
1.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을 소비의 주체로 만드는지 《소비의 사회》라는 책에서 아주 잘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물질이 풍요로운 현대사회에서는 필요소비나 교환소비를 하던 이전 사회와 달리 ‘기호소비’를 한다. 기호소비란 내가 필요에 의해 물건을 스스로 생산하여 소비하거나 다른 물건과 교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취미나 취향과 같은 기호에 따라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물건의 필요에 의한 필요소비나 교환소비와 달리 기호소비는 필요와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소비 형태, 이름 하여 ‘잉여소비’를 말한다. 다시 말해 기호소비는 단지 기분이나 연출을 위해 하는 소비 형태다. p.26 2. 각각 자신의 의견을 가지면서도 공감의 관계를 형성하는 관계라 이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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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리스트> E-Book -로이 넬슨 스필먼-소설/국외 2023. 11. 20. 15:20
1. 시간은 스스로 흘러 결국 목적지에 닿는다. 2. ‘두려우면 용기를 꽉 움켜잡고 마음 내키는 대로 하렴. 용기는 네 편이야. 그게 내 평생에 걸쳐 배운 진리야.’ 3. “인생이 그렇게 완벽하지는 않아. 우리는 최선을 다해 삶을 통과할 뿐이야.” 4. “엄마 노릇도 제대로 못해. 내가 트레버에게 소리 지르는 거 봤지?” 셸리가 고개를 숙인다. “돌아버릴 것 같아. 아이를 키우며 집에 있다는 데 대해 감사해야 하는데, 아이들 데리고 가는 모임에 한 번만 더 가면 아마 난 정말 돌아버릴 거야.” 5. “한순간에 사랑에 빠져 자석같이 달라붙어 있던 커플도 어느새 서로에게서 멀어지죠.” 6. 소개팅은 사람들이 자신의 잣대로 나에게 어울릴 법한 사람을 소개하면서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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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E-Book -알랭 드 보통-소설/국내 2023. 11. 20. 14:59
1. 남의 관심 때문에 기운이 나고 무시 때문에 상처를 받는 자신을 보면,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어디 있나 싶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동료 한 사람이 인사를 건성으로 하기만 해도, 연락을 했는데 아무런 답이 없기만 해도 우리 기분은 시커멓게 멍들어버린다. 2. 어떤 것-예를 들어 부나 존중-의 적절한 수준은 결코 독립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준거집단, 즉 우리와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조건과 우리의 조건을 비교하여 결정된다. 3. 비난 가운데도 오직 진실한 비난만이 우리의 자존심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의 인정을 바라며 자학하는 습관을 버리고 그들의 의견이 과연 귀를 기울일 만한지 자문해보아야 한다. 4. 우리는 어떤 것을 이루고 소유하면 지속적인 만족이 보장될 것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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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의 미술관> -조경진-비소설/국내 2023. 11. 20. 13:14
1. ‘예술작품은 특이한 사물이자 느낌이다.’ ‘모든 특이성의 느낌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며, 그럴만한 이유는 그럴만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p.10 2. 게슈탈트 심리학은 지각의 조직화 원리가 무엇인지 잘 알려준다. 그 핵심은 전체는 부분 이상이라는 원리, 그룹화의 원리, 형태-배경의 원리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게슈탈트 심리학은 정보 이론의 관점에서도 다뤄질 수 있다. 우선 세 가지 용어를 생각해 보자. 게슈탈트, 정보, 엔트로피. 게슈탈트는 주어진 부분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화되거나 패턴화된 전체이며, 정보는 어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혹은 행동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고, 열역학 개념인 엔트로피는 정보론의 관점에서는 숨겨진 정보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당장 목이 마른데 내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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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김서령-비소설/국내 2023. 11. 20. 13:10
1. “또 비가 와. 너는 안 오고.” p.39 2. “아이고, 요 녀석아. 겨울에는 쉬어도 된단다. 우리네 사람들, 겨울에는 다 군불 땐 아랫목에 앉아서 고구마나 까먹으며 밤을 보내는 거다. 그건 나쁜 게 아닌 거다. 겨울인데, 왜 밭을 갈고 씨를 뿌리겠느냐. 어차피 아무것도 자라지 못한다. 내가 내 몸을 부려서 겨울 내내 일을 시킨들 땅에서는 아무것도 크지 않고 내 몸만 힘들 것을. 그 찬바람을 왜 옴팡 맞고 있느냐. 겨울에는 방에 앉아라. 이불 덮고 앉아서 고구마나 까먹는 게 맞는 거다. 아무도 너를 나무라지 않는다. 그래도 되는 거니까 말이다. 게으른 게 아니라 쉬는 거다. 우리는 살자고, 한번 재미나게 살아 보자고 세상에 온 게 아니더냐. 그런데 네가 고되면 어쩌겠지. 고되어서 사는 게 즐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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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엄마의 말> -가와무라 교코-비소설/국외 2023. 11. 20. 13:07
1. 저는 자녀의 생각하는 힘을 가장 효율적으로 키울 수 있는 시기는 만 3세부터 12세까지라고 생각합니다. 바꿔 말하면, 생각하는 힘은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 초등학생 때 길러줘야 합니다. p.38 2. 지금 아이가 저지른 실패가 그의 미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아이가 지금 한 실패는 아이의 미래에 거의 여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실패하게 됨으로써 아이가 얻을 수 있는 점이 훨씬 많죠. p.59 3. 부모가 “이번 시험에서 100점 맞으면 용돈 올려줄게”라고 약속하면 당장은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며 노력하겠지만, 다음번에는 더 큰 보상을 바라게 될 겁니다. 반대로 도저히 불가능하다 싶은 목표라면 애초에 시도할 생각조차 안 할 거예요. 이처럼 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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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말의 희망>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소설/국외 2023. 11. 20. 13:02
1. “하느님,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평온과,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꿀 용기와, 그 둘을 구별할 지혜를 주옵소서.” p.68 2. 허구가 기억에서 차지하는 충격적인 범위를 인정하고, 원래의 사실로는 그리 풍부히 표현하지 못하는 진실에 그 허구가 복종하기를 바랄 수밖에 그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p.102 3. “그럼 어떻게 자유로워져?” “난들 아나. 당연하잖아. 알면 내가 벌써 말했겠지. 내 생각엔 자유는 진실을 말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그리고 나는 이제 그 일을 시작했을 뿐이고. 하지만 짐작건대 진실을 말하는 게 싫증 날 때가 오겠지. 그리고 그 지점은 네가 말하는 ‘자유’와 만나는 곳이 될 거고.” “그러니까 용서하기보다는 말로 해결해 보겠다는 거로군.” “응, 내가 노리는 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