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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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비소설/국외 2023. 11. 1. 13:24
1. 이튿날 늦게 아들이 태어났을 때는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더 이상 두려움이 없지 않은 새 세상으로 건너와 있었다. pp.14-15 2. 많은 바이러스는 우리가 없으면 번식하지 못하지만, 우리도 바이러스에게서 얻었던 것 없이는 번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p.53 3. 선스타인은 고 말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정말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대문을 잠그고, 아이를 공립 학교에서 전학시키고, 총을 사고, 수시로 손을 소독함으로써 다양한 두려움을 가라앉히는데, 그 두려움의 대부분은 사실상 남들의 두려움이다. p.61 4. 볼테르가 「접종에 관하여」를 쓸 무렵, 영어 단어 접종 inoculate의 뜻은 아직도 주로 접순이나 접가지를 붙이는 일, 가령 한 사과나무의 가지를 잘라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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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테스> -파스칼 키냐르-비소설/국외 2023. 11. 1. 13:11
1. 그리스어 ‘sarko-phage’는 ‘살을-먹는-무엇’이라는 의미이다. 세 가지 주석. 1) 시간은 돌이킬 수 없다(하지만 모든 죽음이 먹히는 것이라는 의미에서는 돌이킬 수 있다. 즉 죽음으로 파괴된 것은 섭취함으로써 가능하다. 육식동물의 경우에 실은 죽음이 유일한 영양분이다). 2) 돌이킬 수 없는 운동에는 방향성이 없다(단지 가지 못했을 수도 있는 곳에 이제는 도달하지 않을 수 없을 뿐이다). 3) 기원은 시간 내에서 이어진다(옛날의 돌이킬 수 없는 특성이 지금이라는 모든 순간의 만회 불가능의 토대가 된다). p.59 2. 그렇기 때문에 음악은 솟아오르는 시간과 되풀이되는 ‘역사’ 한가운데 위치한 비장한 시간의 섬이다.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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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네의 끝에서> -히라노 게이치로-소설/국외 2023. 11. 1. 13:07
1. “지금 이 순간도 예외가 아니겠죠. 미래에서 되돌아보면 그만큼 섬세하고 감지하기 쉬운 것이겠네요... 살아가는 일에서, 글쎄 어떨지... 하지만 이런 생각은 조금 두려운 마음도 드네요. 즐거운 밤이라서. 언제까지고 이대로라면 좋을 텐데.” p.36 2. 그는 고독을 느끼고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것을 눈치 채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이해받고 싶은 마음을 동시에 품었다. p.62 3. 요코도 나를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언동에서 그런 조짐을 발견할 때마다 마티노는 고통스러웠고, 그게 아닌지도 모른다고 마음을 돌릴 때도 역시 고통스러웠다. p.98 4. “나, 이제 곧 결혼해요.” “그러니까 내가 그걸 막으러 왔죠.”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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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소설/국외 2023. 11. 1. 13:01
1. 엄마가 아이를 꼭 안아주지 않으면, 네가 바로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을 해주지 않으면, 심지어 집에 있다는 사실 조차 눈치채지 못하면,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제스는 잘 알았다. 마음속의 작은 부분이 단단히 봉인된다. 엄마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누구도 필요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러고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한 채 기다린다. 누군가 가까이 다가왔다가 자신에게서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발견하게 되기를, 처음에는 보지 못한 뭔가를 발견하고 점점 차갑게 변해가다 그들 역시 사라져버리기를. p.257 2. “아버지 일도 잘 풀리기를 바랄게요. 점심 식사도요. 그리고 그 일 문제도. 분명히 잘 될 거예요. 때로는 좋은 일도 일어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요.”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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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가장 솔직한 내 마음, 낙서가 말해주는 심리 이야기> -박규상-비소설/국내 2023. 11. 1. 12:57
1. 남자와 여자를 나타내는 기호로 우리가 흔히 쓰는 ♂(남)과 ♀(여)의 유래는? (...) 일단, 유래가 없는 상징이나 기호는 없어. 그저 우리가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이야. 그런데 이 남녀 기호는 정확한 유래가 있어. 바로 로마 신화이지. 로마 신화에는 전쟁의 신인 마르스가 나오는데 그는 전쟁의 신답게 항상 창과 방패를 지니고 다니지. 남자의 기호인 ♂는 방패와 창을 들고 있는 그를 나타내. 그래서 영어로는 ‘마르스 심볼’이라고 부르고 있어. 자, 그렇다면 여자의 기호는 당연히 여성성의 대표 주자인 여신에서 유래한 거겠지. (...) 맞아, 바로 비너스이지. 그녀는 미의 여신으로 추앙받았는데 여신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존재였으니 여성의 기호는 ‘비너스 심볼’이라고 부르지.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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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사용법> -강준만 외-비소설/국내 2023. 11. 1. 11:43
1. “넛지는 선택 설계자가 취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넛지 형태의 간섭은 쉽게 피할 수 있는 동시에 그렇게 하는 데 비용도 적게 들어야 한다. 넛지는 명령어나 지시가 아니다. 과일을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놓는 것은 넛지다. 그러나 정크 푸드를 금지하는 것은 넛지가 아니다.” p.7 2. 사과의 빨간색은 따 먹고자 하는 행동을 유도하며, 적당한 높이의 받침대는 앉는 행동을 지원한다. 이처럼 ‘어떤 형태나 이미지가 행위를 유도하는 힘’ 또는 ‘대상의 어떤 속성이 유기체에게 특정한 행동을 하게끔 유도하거나 특정 행동을 쉽게 하게 하는 성질’을 가리켜 ‘어포던스’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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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헤르만 헤세비소설/국외 2023. 11. 1. 11:38
1. 참 이상하면서도 대단하다. 너무도 아름답고 강렬하게 타오르던 여름마저 때가 되면 흘러가 버린다는 것은.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갑작스런 추위에 어안이 벙벙해진 채 방 안에 틀어박히게 되는 순간이 찰나처럼 다가오는 것도. 그렇게 앉아서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에 귀 기울이면 곧 희미하고 차갑고 빛이 없는 상태에 둘러싸이게 된다. 사람들도 그 사실을 금세 깨닫는다. p.108 2. 내가 만약 나무라면 나는 아직도 거기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와서 이미 지나간 일들을 새삼 불러오려고 소망할 수는 없다. 물론 이따금 나의 꿈과 내가 쓰는 시 속에서는 그런 시도를 해 보지만.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런 것을 바라지 않는다. p.165 3. 사실 우리가 찾으려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인간적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