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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탄생> -윌 스토-비소설/국외 2023. 12. 7. 13:49
1. 로웬스타인은 「호기심의 심리학」이라는 논문에서 인간의 호기심을 무의식중에 자극하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질문을 던지거나 수수께끼를 낸다. 둘째, 해결책이 예상은 되지만 알려지지 않은 일련의 사건에 노출시킨다. 셋째, 예상을 깨트려서 설명을 찾도록 유도한다. 넷째, 다른 누군가에게 정보가 있다고 알려준다. p.39 2. 작가는 의미 있는 세부 정보를 어제 내놓을지 신중히 선택한다.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프랭크가 불안정한 마음 이론의 오류를 저지르면서 삶을 예상치 못한 방향을 몰아간 후, 작가는 하나의 세부 정보로 독자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것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다급한 소리다. “자, 들어보세요. 가을 클리어런스 세일에서 로버크홀의 남성 반바지와 스포츠진 전 품목을 대폭 할인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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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의 근심> -문광훈-비소설/국내 2023. 12. 7. 13:43
1. 누구와 싸우는 것도, 싸워서 이기는 일마저 부질없음을 나는 잘 안다. 삶에서 싸움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자각 때문이었는지 생활 안팎의 갈등은 대체로 유야무야 어렵잖게 끝나지 않았나 싶다. 만약 싸워야 한다면, 나는 어느 한 명과 싸우는 게 아니라 그 전체와 싸운다고 생각하려 했고, 수십 수백 명보다 더한 궁극의 적수는 나 자신이라고 여기곤 했다. p.18 2. 결국 한 인간은 다른 인간에 대해 거의 낯선 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거의 낯선 채로 죽어 간다. 만인은 만인에 대해 이방인일 뿐이다(‘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란 것도 낯설기 때문에 서로 상처 입히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아마도 가장 사랑하는 사이에서조차, 사실은 전적으로 모르는 가운데 그저 몇 가지 ‘안다’는 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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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내리다> -스콧 피츠제럴드-소설/국외 2023. 12. 7. 13:33
1. 그 2년 동안 무언가를(그것이 내면의 속삭임인지는 모르겠지만) 지키기 위해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멀리해 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아침의 칫솔질부터 친구와의 저녁 식사까지 삶의 모든 행동이 힘겨운 노력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오랜 시간 사람이든 사물이든 좋아하지도 않는 걸 좋아하는 척 허접한 흉내면 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사랑조차 사랑하려는 시도가 되어버렸고, 편집자나 담배 장수, 친구의 아이와 가졌던 허물없는 인간관계조차 의무감에 충실했던 일로 기억될 뿐이었습니다. p.28 2. 그녀는 그렇게 자신이 겪은 과거 고통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얼핏 듣기에도 내 고통보다 훨씬 비통해 보였지요. 그녀는 어떻게 그런 고통과 마주했고 무시했으며 이겨냈는지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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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성장을 위한 8개의 질문> -김종원-비소설/국내 2023. 12. 7. 13:29
1. 모든 오늘은 가장 좋은 날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불행으로 희망을 완성하고, 아픔으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우리의 모든 것은 더 좋아질 것이다. p.28 2. 알에서 막 깨어난 새는 시끄럽다. 스스로 배고픔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가 가진 것만 보여줄 수 있다. 나약한 생명은 소리만 지를 뿐이다. 말과 행동의 화려함은 때로는 무능의 증거가 되기도 한다. 창조의 대가는 조용하지만 이미 존재 자체로 빛이 난다. p.37 3. 글을 아무리 잘 쓰는 사람도, 말을 아무리 잘하는 사람도 그 특이성이 품위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가진 품위 그 자체다. 언어는 곧 그 사람의 품위를 결정한다. 내면이 근사한 사람은 그 빛을 감추지 못하고 밖으로 발산한다.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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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소설/국내 2023. 12. 7. 13:10
1. 칼을 한 번 휘둘러서 적을 베지 못하면 내가 죽을 차례다. 칼이 적 앞에서 헛돌았을 때 나의 전 방위는 적의 공세 앞에 노출된다. 이때 수세를 회복하지 못하면 적의 창이 내 몸에 꽂힌다. 나의 공세 안에 나의 죽음이 예비되어 있고 적의 수세 안에 나의 죽음이 예비되어 있다. 적 또한 이와 같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생사는 명멸한다. 휘두름은 돌이킬 수 없고 물러줄 수 없고 기억할 수 없다. 모든 휘두름은 닥쳐오는 휘두름 앞에서 덧없다. 수와 공은 다르지 않고 공과 수는 서로를 포함하면서 어긋난다. 모든 공과 모든 수는 죽음과 삶 사이를 가른다. pp.22-23 2. (...) 땅에 뿌리를 박고 올라오는 푸른 것들은 어디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땅이 스스로 밀어 올리는 숨결이라고 강남 사람들은 믿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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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의 학습 능력을 길러주는 방법> -토미나가 유스케-비소설/국외 2023. 12. 7. 13:05
1. 여자아이를 성장시키려면 실패는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얼마나 인식시키는가가 관건이다. 시행착오가 아니라 시행, 시행, 시행착오 비율로 실패 횟수를 줄이면서 경험을 신중히 축적해 나가야 한다. p.55 2. 한 개 요소를 종이 한가운데 쓰고 그곳부터 마인드맵과 같이 점을 연결해 늘려나가는 작업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한가운데 도널드 트럼프라고 썼다면 그곳부터 이방카, 쿠슈너로 연장되는 선이 있거나, 달, 태양, 개기일식 등과 같은 선이 있어도 좋다. p.71 3. 지식을 아웃풋하면 뇌는 그것을 중요한 정보로 파악하고 장기기억으로 보존해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p.116 4. 잘못된 길이라도 아이가 그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면 지켜봐 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강물에 빠져 목숨이 위태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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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준비해온 대답> -김영하-비소설/국내 2023. 12. 7. 12:59
1. 내 삶에 들러붙어 있던 이 모든 것들, 그러니까 물건, 약정, 계약, 자동이체, 그리고 이런저런 의무사항들을 털어내면서 나는 이제는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쓸데없는 것들을 정말이지 너무도 많이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그것들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p.35 2. 누군가에게 미(美)란 정욕을 불러일으키는 음란한 매혹이며 또 누군가에게 미란 다다를 수 없는 천상의 특질이며 또 누군가에게 미란 정복함으로써만 소유 가능한 일종의 재산이며 또 누군가에게 미는 끝내 이해 불가능한 난해한 개념이며 또 누군가에게 미는 즉각 제거해야 할 불길한 미혹이었을 것이다. p.191 3. 죽음이 내일 방문을 노크할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죽음을 기억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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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 -유현준-비소설/국내 2023. 12. 7. 12:02
1. 강수량이라는 기후적 차이는 건축 디자인의 차이도 만들었다. 강수량은 땅의 단단한 정도를 결정한다. 비가 적게 오는 서양의 땅은 단단하다. 그래서 서양인들은 돌이나 벽돌 같은 무겁지만 단단한 건축 재료를 이용해서 벽으로 지붕을 받치는 ‘벽 중심’의 건축을 했다. 반면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인 동양은 장마철에 땅이 물러지기 때문에 무거운 재료로 만든 벽은 쓰러진다. 따라서 가벼운 건축 재료인 나무를 사용하였고, 자연스럽게 나무 기둥으로 지붕을 받치는 ‘기둥 중심’의 건축을 하게 되었다. p.10 2. 회화나 음악과는 다르게 건축만이 가지고 있는 소통의 도구는 비어 있는 공간인 보이드(void) 공간이다. 건축물 덩어리에서 전달되는 상징성은 조각에도 있다. 고딕 성당 내부에 줄지어 서 있는 기둥 옆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