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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일> -양은우-비소설/국내 2023. 12. 8. 13:13
1. 보고서에 즉시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반드시 포함시켜라. 제시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바로 실행할 수 있는지, 직접 실행하는 실무자라고 생각하고 구체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p.28 2. 기획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명확화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why’나 ‘what’이 중요하다. 반면에 계획은 기획을 통해 명확히 설정된 방향에 따라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정비하고 준비하는 일이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화해야 하므로 ‘how’가 더 중요하다. 계획은 영어로 plan이다. 기획은 plan을 준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진행형 접미사 ‘-ing’를 붙여 planning이라고 한다. p.166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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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서의 글쓰기> -오민석-비소설/국내 2023. 12. 8. 13:09
1. 개체로서의 한 생명이 사망할 때도 몸의 장기가 망가져 죽는 것이 아니다. 다른 부분은 다 멀쩡한데 그중 단 하나의 장기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몸의 다른 부분들은 무용지물이 되고 ‘전체’로서의 몸은 (바로 그 하나의 장기라는) ‘부분’ 때문에 종말의 운명을 맞이한다. 이런 의미에서 부분을 고립된 개체로 간주하는 생각이야말로 매우 안일하고도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부분의 위기는 전체의 위기이며, 전체의 위기는 부분의 위기이다. pp.30-31 2. 정치란 ‘합의’가 아니라 ‘불일치’를 생산하는 것이라는 랑시에르의 지적은 옳다. 랑시에르에 의하면 정치란 불일치를 통하여 들리지 않던 것을 들리게 하고,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 p.72 3. 에드워드 사이드는 《지식인의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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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심리학> -발터 슈미트-비소설/국외 2023. 12. 8. 13:06
1. 남성들이게는 직위에 대한 존중과 권리의 주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남성 상사의 집무실에 발을 들여놓는 남직원은 지뢰가 묻힌 지역에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우선적으로 느낀다고 한다. 그것을 해소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노크를 한 다음 들어오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잠시 기다림으로써 그 공간의 주인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경우 상사가 여성이라면 약간 다른 장면이 펼쳐질 수 있다. 페터 모들리의 말에 따르면, 무심히 자료를 펼쳐놓은 채 일에 열중하던 여성 상사가 자신을 찾아온 남직원에게 ‘그냥 들어와서 바로 의자에 앉아도 된다’고 말하는 순간, 남직원은 자신이 대단한 존재라도 된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상사의 영역을 정복하기라도 한 듯이 느끼는 것이다. 이 순간 여성 상사는 뭔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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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정홍택 옮김-소설/국외 2023. 12. 8. 12:55
1. 모든 인간의 생활은 자신으로 향하는 하나의 길이고, 그 길을 가는 시도이며 좁은 길의 암시이다. 일찍이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그 자신이 된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나름으로는 그 자신이 되어 보기 위해 어떤 사람은 다소 우둔하게, 또 어떤 사람은 보다 명석하게, 자기의 힘이 닿는 만큼 노력한다. 자신의 힘이 미치는 한 누구라도 자신의 출생의 잔재를, 태고 적의 정액과, 알의 껍질을 마지막까지 끌어안고 있다. 끝끝내 인간이 되지 못하고 개구리나 도마뱀, 개미에 머물러버리는 일도 허다하다. 머리는 사람이지만 몸은 물고기인 사람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누구나 인간을 향해 던져진 자연이다. 우리 모두는 어머니로부터 태어난다. 모든 인간은 동일한 심연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심연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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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비소설/국내 2023. 12. 8. 11:52
1. 기회를 놓치면 후회해도 소용없다. p.87 2. 분함과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고, 득실과 성패가 서로 이같이 멀기만 하니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시 군사를 일으켜 국가의 치욕을 씻는 것이 지금에 급급한 일이지만, 오히려 신중히 하여 경솔하게 싸워서는 안될 것입니다. p.120 3. 비가 계속 내렸다. 하루 종일 홀로 빈 정자에 앉았으니 온갖 생각이 가슴에 치밀어 마음이 어지러웠다. 어찌 이루다 말할 수 있으랴. 정신이 혼미하기가 꿈에 취한 듯하니, 멍청한 것도 같고 미친 것도 같았다. p.213 4. 우수수 비바람 치는 이 밤에/ 맘이 초조하여 잠 못 이룰 적에/ 슬픈 마음은 쓸개가 찢기 듯/ 아픈 가슴은 살을 에는 듯/ 긴 한숨 거듭 짓노라니/ 눈물만이 자꾸 흐르네/ 아픈 마음은 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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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안온한 날들> -남궁인-비소설/국내 2023. 12. 7. 14:05
1. “자네는 나와 함께 오래 살았네. 감사했네, 여보. 당신. 나는 행복했네. 많은 사람 중에 자네와 평생을 함께해서, 나는 행운아였네. 그 행운이 60년도 넘었네. 그래서 나는 너무 운이 좋았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순간이 없다네. 이제 자네가 떠났으니 나는 오래 살지 못할 것일세. 대신 나는 자네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걸 안다네. 먼저 가 있게. 좋은 곳이라고 들었네. 여기보다 평온한 곳이라고 들었네. 어떻게 우리가 같이 한날한시에 가겠네. 대신 자네가 먼저 간 것일세.” p.28 2. 다시는 연락해서는 안 되고 이제는 만날 일도 없어야 하는 것까지 다 알아. 하지만 헤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어. 지금 내 상태로는 아직 헤어졌다고 할 수 없거든. 그냥 나는 혼자 지내. 그리고 헤어지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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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배수아-소설/국내 2023. 12. 7. 13:55
1. 누군가 나를 이쁘다, 좋다 하면 나는 불안하고 믿기지 않는다. 처음 수업에서 이름을 잘못 불렸을 때 같은 불안감이다. p.20 2. 그녀의 자리에는 그녀와 비슷한 용모를 가진 또다른 여비서가 같은 종류의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그녀라는 존재의 개별성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그녀 자체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어요.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보통의 것이었습니다. 반드시 그녀여야만 했던 존재의 당위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건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죠. 생의 반 이상을 살게 되어서 이제 마지막 카운트다운이 더 가까워진 사람이라면 눈치채게 되는 어떤 운명의 비밀이죠. p.116 3.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