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그때 그곳에서> -제임스 설터-소설/국외 2023. 11. 9. 11:02
1. 칸트는 철학의 과제라 믿는 질문 넷을 제시했다. 어떻게 알 것인가. 어떤 희망을 품을 것인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p.36 2. 우정은 그늘진 구석이 있고 대가가 따른다. 사람들은 인간애와 온화함만큼이나 간절한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국가는 위기를 따라 움직이고 해군은 침몰하며 제방은 가라앉고 육군은 비명횡사하지만, 삶은 멈추지 않는다. p.45 3. 공허함, 고요함과 추위 모두가 하얗게 빛난다. p.163 4. 언덕의 녹색이 희미해지고 평원은 연못처럼 변한다. 산은 푸르고, 온화함과 장엄함이 외경심과 함께 깃든다. p.173 5. 우리가 사는 것은 삶이 아니다. 영원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기에 아름다운, 삶의 보상 같은 것이다. p.183 6. 나는 유명한 ..
-
<질문있습니다> -김현비소설/국내 2023. 11. 9. 11:00
1. 박시하다(博施-) : 많은 사람에게 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풀다. p.10 2. 봄날, 당신에게 하루쯤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디든 가라. 가서 자신과 가장 거리가 먼 것들을 생각하고 돌아와라. 주문을 걸어 주고 싶다. 당일치기 여행의 당위란 모름지기 나와 떨어져 있어서 반짝이는 것들에 곰곰 잠기는 일이다. p.22 3. 글로써 공감을 얻어 내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글 앞에서 진실해지는 것이다. 아는 건 안다고 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는 것, 없으면 없다고 말하고 있으면 있다고 말하는 것, 나쁘면 나쁘다고 말하고 좋으면 좋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는 척, 있는 척, 꾸밈없는 척, 좋은 척을 할 때 글은 구려진다. p.37 4. '봄꽃 팝니다.' 동네 꽃집 유리창에 주인이 네모반듯하게 ..
-
<낭만이 여행자의 일이라면> -윤정욱-비소설/국내 2023. 11. 9. 10:49
1. 그들은 아직 오지도 않은 이별의 순간을 생각하며 우울한 감정에 휩싸인 채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망치는 대신, 그날 밤을 아주 멋진 밤으로 만들기로 다짐한다. 그건 현실을 똑바로 마주한 자들만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용감한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p.69 2. 하고 싶은 이야기도, 듣고 싶은 이야기도 너무나 많을 이 연인은 그러나 자꾸만 말을 아낀다. 그렇게 내뱉지 못한 말들은 전혀 다른 언어로 튀어 나와 상대방의 마음에 가닿지 못하고 엇나간다. 이때의 엇나감은 상대가 혹시나 나와는 다른 마음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서 비롯한다. 때로 두려움은 그리움을 압도한다. p.197 3. "너의 문제는 슬픔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러나 사랑을 슬픔이야. 행복한 슬픔." (영화 ‘싱 스트리트’ 中)..
-
<안녕, 낯선 사람> -오창섭-비소설/국내 2023. 11. 9. 10:47
1. 지난 공공디자인 사업들에는 어떤 환상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타자의 무시, 혹은 타자의 추방을 통해 안정과 쾌적함을 획득할 수 있다는 환상이다. 시간이(의) 흔적이 배어 있는 간판을 없애면 좋아질 것이라는 환상, 낙후된 지역이나 시설물을 없애고 새것으로 대체하면 좋아질 것이라는 환상.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환상일 뿐이다. 사회는 기본적으로 서로가 서로에 대해 타자 관계에 있는 존재들의 집합체이다. 타자를 배제하거나 없앤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전체주의적인 발상이고, 따라서 필연적으로 폭력과 소외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지난 10여 년의 공공디자인 실천이 범한 가장 큰 오류는 타자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것이다. p.27
-
-
<대담한 작전> -유발 하라리-비소설/국외 2023. 11. 8. 10:20
1. 특수작전은 독특한 특징들 덕분에 전쟁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뛰어난 렌즈 역할을 한다. 특수작전을 시행하려면 군사적 목적과 군사적 수단이 섬세한 균형을 이루어야 하므로, 특수작전을 들여다보면 시대별로 전쟁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목적과 수단을 또렷이 볼 수 있다. p.27 2. 방어거점 자체의 중요성, 통신과 교통 중심지로서의 중요성, 훨씬 우월한 병력의 정규 공격도 버텨낼 수 있는 능력, 특수작전에 대한 상대적인 취약성 등을 고려하면, 기사도 시대에 대다수의 특수작전이 요새 함락을 겨냥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p.49 3. 병사들이 이런 군대에 합류하거나 군대를 떠나는 데에는 다양한 개인적인 이유들이 작용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들을 꼽아 보면 자신의 영주나 특정한 친구에 대한..
-
<오늘을 산다는 것> E-BOOK -김혜남-비소설/국내 2023. 11. 8. 10:18
1. 분노는 분노를 낳습니다. 화는 생각할수록 더 화나는 기억만을 퍼 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대로 화낼 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라는 감정의 부분을 생각이라는 이성적 부분이 감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화난 자신이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을 판단하고, 자신이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그 일이나 상대가 화낼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는 자신의 감정이기 때문에 누가 대신 가라앉혀 줄 그 무엇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해결해야 할 자신의 감정임을 인지하는 것, 이것이 바로 화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입니다. 2. 기도. 매일매일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매 순간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
-
<한 명> -김숨-소설/국내 2023. 11. 8. 10:15
1. 아침이 되어 그녀가 뒷마당 세면실로 갔을 때 소녀들이 저마다 울면서 피 빨래를 하고 있었다. 소녀들은 서로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녀는 아래가 부어 다리를 제대로 오므릴 수 없었다. 송충이에 쏘인 것처럼 따갑고 오줌이 찔끔찔끔 나왔다. 금복 언니가 동숙 언니에게 말했다. 같이 죽자. 해금의 아랫입술은 간밤에 다녀간 일본 장교가 깨물어서 거무스름하게 부어 있었다. 피를 배불리 빨아 먹은 거머리가 게으르게 달라붙어 있는 것 같았다. 첫날 모두 몇 명이 다녀갔는지 그녀는 모르겠다. 군인들은 열세 살이던 그녀를 밤새 공기놀이하듯 가지고 놀았다. p.43 2. "나는 위안부가 아니야.“ “나는 윤금실이야.” “역사의 산증인 윤금실이야.” p.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