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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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손원평-소설/국내 2023. 11. 8. 10:12
1. 마치 이 세상에 정해진 답은 없다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남들이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한다고 해서 꼭 정해진 대응을 할 필요도 없는 게 아닐까. 모두 다르니까, 나같이 ‘정상에서 벗어난 반응’도 누군가에겐 정답에 속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p.75 2. 할멈의 표현대로라면, 책방은 수천수만 명의 작가가 산 사람, 죽은 사람 구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인구 밀도 높은 곳이다. 그러나 책들은 조용하다. 펼치기 전까진 죽어 있다가 펼치는 순간부터 이야기를 쏟아낸다. 조곤조곤, 딱 내가 원하는 만큼만. p.132 3. 내 머리는 형편없었지만 내 영혼마저 타락하지 않은 건 양쪽에서 내 손을 맞잡은 두 손의 온기 덕이었다. p.171 4. -사랑. -그게 뭔데? 엄마가 짓궂게 물었다. -예쁨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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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표의 형태> -월터 벤 마이클스-비소설/국외 2023. 11. 8. 10:09
1. 따라서 역사의 종말을 가져온 것은 미국에 대한 소련의 도전, 그 종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주의의 도전의 종식이었다. p.46 2. 포스트역사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냉전의 독특한 점은, 차이를 의견 불일치와 관련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소련의 반목을 주로 이데올로기적인 것으로, 혹은 두 초강대국 간의 단순한 반목 이상의 어떤 것으로 특징짓는 것은 의견 불일치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미국과 소련의 차이가 단순히 강대국들 간의 차이가 아니라 사회체제 간의 차이(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상대적 이점들에 대한 의견 불일치)로 이해되는 한, 공산주의자인지 아닌지를 묻는 질문(너의 정치적 믿음은 무엇인가)은 미국인인지 아닌지를 묻는 질문(너의 정체성은 무엇인가)과 무관하게 단독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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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딴 생각> -정철-비소설/국내 2023. 11. 8. 10:07
1. 노을의 승리. 낙엽이 멋진 낙하와 황홀한 착지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이렇게 말하지. 낙엽이 진다. 노을이 황홀한 색으로 서쪽하늘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또 이렇게 말하지. 노을이 진다. 하지만 우리는 알지. 진다는 말의 진짜 의미를 알지. 떠나야 할 때를 알고 조용히 내려오는 낙엽 네가 이겼어. 어둠에게 하늘을 양보할 줄 아는 노을 네가 이겼어. 낙엽과 노을은 늘 이기려고만 하는 우리에게 지는 것이 이기는 것보다 아름다울 수 있음을 가르쳐주지. p.25 2. 비는 내 품에서 자나 깨나 멋진 낙하를 꿈꾸었습니다. 뛰어내리는 순간까지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낙하 직전 그는 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실패하면 또 올라오죠, 뭐. 그랬습니다. 그는 실패와 친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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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코디 캐시디, 폴 도허티-비소설/국외 2023. 11. 8. 10:03
1. 벌집을 쑤시기 전에는 함부로 바나나 맛 사탕을 먹거나 바이에른 밀 맥주를 마시지 말라는 뜻입니다. p.43 2. 해가 지고 영하 152도가 되면 당연히 춥겠지만, 몸이 얼어버릴 정도는 아닙니다. 진공 상태에서의 영하 152도는 지구에서 영하 152도짜리 냉동고 안에 들어가는 것과는 다릅니다. 공기가 아예 없는 상태에서는 열전도가 매우 느리게 일어납니다. (...) 좀 으슬으슬한 정도 말이지요. p.69 3. 320만 년 전. 이 시기는 호모 사피엔스의 선조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루시(Lucy)의 세상입니다. 이때 우리 선조들이 나무에서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 루시는 당신보다 키는 작지만 상당히 강인합니다. 1대 1 싸움이라면 열세를 면치 못할 겁니다.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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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을 세우다> -허병민-비소설/국내 2023. 11. 8. 10:01
1.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 눈 앞에 보이는 것을 얼마나 제대로 보고 있나요? p.12 2. '행복에 이르는 길은 우리를 얽매는 '채움'이 아니라,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비움'이다. p.22 3. 인정하기 싫을 수도 있겠지만, 인생은 마라톤입니다. 그러니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p.36 4. 정보와 지식의 차이를 분명히 알아두는 게 중요해요. 모든 정보가 유익하고 실용적이지는 않잖아요. 거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정말로 알아야 하는 것'만 알면 되죠. p.44 5. 인식하는 행위가 자기를 중심에 놓은 객관적이고 냉철한 '분석'을 기본으로 깔고 있다면, 의식하는 행위는 반대로 타인을 중심에 놓은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느낌'을 기본으로 깔고 있습니다. 결국 포커스를 자신에게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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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인문학> -개빈 에번스-비소설/국외 2023. 11. 8. 09:56
1. 보통 사람은 대개 3색형 색각이다. 다시 말해 색 스펙트럼의 세 부분을 통해 색을 감지하는 망막 원추세포가 세 가지 형태를 띤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2퍼센트에서 3퍼센트가 이러한 놀라운 색채 인식 능력을 유전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기하게도 우성과 열성 유전자의 조합으로 인해 색맹인 남성의 어머니와 딸은 4색형 색각일 확률이 높다. p.14 2.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라라 하우드는 선명한 색채를 주로 사용하는 추상화와 구상화로 유명한데, 그 작품들을 보면 색채의 문화적 함의에 그녀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색채의 숨겨진 뜻을 받아들이고, 그것들을 결합하면 그 함의도 달라진다고 믿는다. “작품에 사용하고자 하는 색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