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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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정은우-비소설/국내 2023. 11. 10. 12:26
1. 여행도 삶도 결국 선택이 포개진 결과이자, 그것이 옳았다는 것을 정당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증명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선택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기준을 세웠는지와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각오이다. p.22 2. 그 여행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다만 해끔한 햇살 아래를 걷고 싶은 만큼 걸었고 걸었던 만큼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평서문 같은 시간이었다. 그런 시간도 누군가에게는 간절하고, 충분히 만족스럽다. p.51 3.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가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칠 때의 일이다. 한 학생이 'I love you'라는 문장을 ‘너를 사랑해’라고 해석하자 나쓰메 소세키는 그 뜻을 ‘달이 참 예쁘네요’라고 정정해주었다고 한다. p.139 4. 가서 보지 못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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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이병률-비소설/국내 2023. 11. 9. 11:38
1.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듯 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 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 것. 이를테면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 길을 떠난 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 자, 그 둘로 비유된다. 열정은 건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겨 흐르는 것이다. 2.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그래요. 한 사람의 것만으론 가 닿을 수 없는 것, 그러기엔 턱없이 모자라고 또 모자란 것, 그래서 약한 물살에도 떠내려가 버리고 마는 것. 한 사람의 것만으론 이어붙일 수 없는 것, 한 사람의 것만으론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 3. 청춘은 예민하되 청춘은 복잡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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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치매 아냐?> -한설희-비소설/국내 2023. 11. 9. 11:36
1. 평소 에너지와 혈책의 공급이 많이 필요한 뇌는 에너지 공급과 혈액감소에 아주 취약한 조직일 수 밖에 없다.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급성 뇌혈관질환 이외에도 서서히 진행되는 동맥경화에 의해 만성적으로 뇌혈류가 감소하면 장기간에 걸쳐 뇌세포가 사멸하면서 뇌는 점점 쪼그라들게 되며, 이때 시상이나 해마와 같이 기억력을 담당하는 구조들도 손상을 입게 된다. 뇌혈관질환에 의한 치매는 큰 혈관에 이상이 생겨 뇌졸중이 생길 때마다 기억력이 나빠지므로, 환자가 한동안 잘 지내다가 갑자기 나빠지고, 또 잘 지내다가 갑자기 나빠지고 하는 특징적인 계단식 악화 현상을 보인다. p.61 2. 인지기능 유지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호르몬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비타민 D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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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강> -올리버 색스-비소설/국외 2023. 11. 9. 11:29
1. “포충엽이 자극을 받으면 전류가 흐르며, 이 전류가 잎을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포충엽이 닫히는 원리와 동물의 근육이 수축하는 원리는 똑같다.” 2. “아름다운 꽃은 창조자의 손길과 무관하며, 수십만 년에 걸쳐 축적된 우연과 선택의 결과물로 이해될 수 있다” 다윈이 생각하는 꽃의 의미, 모든 색물과 동물의 의미, 적응과 자연선택의 의미는 늘 이런 식이었다. 다윈은 종종 ‘신성한 의미나 목적을 배제함으로써 세상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인상을 준다. 자연선택에는 방향이나 의도가 없고 추구할 목표도 없으므로, 다윈의 세상에는 설계도, 계획도, 청사진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3. 기억이란 국소적인 뉴런의 흔적(오늘날에는 이것을 장기강화작용이라고 부른다)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프로이트가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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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그림책이라니> -정해심비소설/국내 2023. 11. 9. 11:27
1. 아이들도 커가면서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때로는 친구에게조차 말하지 못할 비밀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 놓고 꺼낼 수 있는 대상이 있기를. p.48 2. 타인의 입장이 되어 바라본 나의 상처라는 것이 저 조그마한 살색 밴드에 가려질 만큼이나 작디작은 것이었으니까. 치료가 다 끝난 상처를 애써 숨기고, 상처에 더 많은 이유를 덧대어 쓸데없이 상처의 무게만 늘렸다. 정말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말이다. p,87 3. 고개가 빠져라 타인의 세계에 집중하는 삶. 쓸데없이 번잡하고 피곤했다. 그래서일까. ‘우리의 불행은 거의 모두가 자신의 방에 남아 있을 수 없는 데서 온다’는 파스칼의 말이 더욱 지워지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많은 시간 타인과의 관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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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소노 아야코-비소설/국외 2023. 11. 9. 11:20
1. 나쁜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인생은 의외로 좋은 일 천지다. 반면 사회라는 곳이 평화롭고 안전하고 바른 것이 정상이라 믿고 있으면 모든 것에 소홀하게 되고, 좋은 점은 당연하다고 생각해 감사의 마음조차 가지지 않게 되며, 나와 견해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능력도 결여된다. 뿐만 아니라 조금만 어긋나도 금방 화를 내고 실망하게 된다. pp.23-24 2. 건강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들고, 근면은 때론 게으른 자에 대한 도량과 융통성의 부재를 낳는다. 착함은 우유부단이 되고, 성실은 사람을 질리게 한다. 수재는 규정에 따른 사무 능력은 있어도 우쭐해 하는 만큼의 창의력은 없고, 자신이 속한 집이나 토지의 상식을 중히 여기는 양식 있는 사람은 결코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없는 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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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힘> -하랄드 브램-비소설/국외 2023. 11. 9. 11:17
1. ‘모든 이론은 회색이다.’ 어떤 이론이든 흑이나 백으로 명확히 규정할 수 없다는 뜻. p.18 2. 그럼에도 개성은 사회적 취향이나 유행을 변형시켜 모자이크처럼 짜 맞춘 혼합물일 뿐이다. 잘 짜 맞춰진 모자이크를 구성하는 개별 요소를 보다 집중적으로 관찰한다면 실상이 보인다. 현실은 사물의 외형에 드러난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 이면을 살펴봐야 비로소 진실이 실체를 드러낸다. p.23 3. 빨간색은 군중심리를 자극하기에 대단히 효과적인 색상이다. 투쟁, 활동, 다이내믹 등 단어가 연사되는 투우, 축구선수들의 유니폼에 붉은색을 애용하는 이유다. 2002년 대한민국 국민들을 열광케 만들었던 붉은 악마 티셔츠를 떠올려보자. p.37 4. 괴테에 따르면 같은 빨강 계열이라도 어두운 자주색은 진지함과 품격..